전쟁 그림자 드리운 FIFA 총회…이란 대표단, 비자 문제로 미국 아닌 캐나다 입국 불발

김세훈 기자 2026. 4. 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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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총회를 앞두고 이란 축구대표단의 입국 차질이 발생했다. 선수 출전 문제가 아니라 행정 대표단의 비자 발급 문제다. 전쟁과 외교 갈등이 겹치면서 국제 스포츠 외교의 현실이 다시 드러났다.

2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총회에서 이란축구협회 대표단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총회는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렸고,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국제축구연맹 총회 2026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 윈저 존은 “이란축구협회 대표단이 비자 행정 절차 문제로 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 대표단을 위해 마련된 좌석 두 개는 끝내 비어 있었다. 다만 연맹 측은 이란 대표단이 본회의 전까지는 도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 행정 지연만이 아니다. 현재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이란 국적자에 대한 입국 심사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이동 과정에서 신원 검증과 추가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변수도 작지 않다. 이란 축구 관계자들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도 비자 발급 문제를 겪었다. 당시 일부 관계자는 입국 승인을 받지 못했고, 대표단 전체가 행사 보이콧을 검토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 국적자 입국 심사에 국가안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선수들은 허용되겠지만, 일부 지원 인력이나 관계자는 혁명수비대와 연관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선수단 참가 여부와는 성격이 다르다. 월드컵 규정상 선수와 코칭스태프 등 필수 인력은 예외 적용 가능성이 크지만, 협회 임원과 행정 인력은 각국 정부 재량에 따라 입국이 제한될 수 있다.

전쟁은 총회 분위기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 회장은 개회사에서 “축구를 넘어선 현실의 무게가 아시아 축구 가족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도 “지금 같은 시기일수록 축구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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