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마력’ 블랙 카리스마로 온·오프로드 경계 허물다 [정경수의 시승기-디펜더 OCTA 블랙]
온로드 세단급 안정성·정숙성
암석·요철 험한 곳도 최적주행
1미터 물 속 스스로 제어 횡단


랜드로버가 디펜더 최상위 모델 ‘디펜더 OCTA 블랙’을 내놨다. 단순히 ‘검정색’ 옷을 입힌 것이 아닌, 역대급 성능과 주행감성을 더해 프리미엄 온·오프로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JLR)는 지난 14일 충북 증평 벨포레 모토아레나에서 ‘2026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미디어 행사를 열고 신형 디펜더 OCTA 블랙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OCTA 블랙은 디펜더 라인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OCTA 모델에 블랙 디테일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에는 30개 이상의 요소에 블랙 피니시를 적용해 ‘터프 럭셔리’ 콘셉트를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4.4ℓ V8 트윈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최고출력 635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정일영 JLR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디펜더는 단순한 SUV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한계를 두지 않고, 그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브랜드”라며 “도심에서 생활하는 고객도 언제든 오프로드로 나갈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한 차량이 바로 디펜더”라고 소개했다.
시승이 이뤄진 벨포레 모토아레나는 일반 도로와는 거리가 먼 환경이다. 채석장을 기반으로 만든 오프로드 코스에는 급경사, 암석 구간, 진흙, 수로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별도로 트랙 주행 코스까지 마련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성능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JLR 측은 “디펜더는 단순한 SUV가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한계를 넘는 차량”이라며 “이번 행사는 차량 성능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트랙 주행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것은 차체 안정성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SUV는 코너링 시 차체 기울림(롤)이 크게 발생하지만, 디펜더는 상대적으로 억제된 움직임을 보였다. 스티어링 반응도 민첩한 편이며, 브레이크 역시 일정한 제동력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감속을 보였다. 정숙성도 인상적이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외부 소음 유입이 제한되며, 오프로드 기반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단에 가까운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했다. OCTA 모델은 런치 컨트롤 작동 시 강한 초기 가속을 보이면서도 차체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고출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오프로드 구간에서는 디펜더의 핵심 기술이 본격적으로 작동한다.
급경사 내리막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이 개입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했다. 운전자는 조향에만 집중하면 된다.
암석과 요철 구간에서는 바퀴 일부가 공중에 뜨는 상황에서도 주행이 이어졌다. 전자식 디퍼렌셜 락과 트랙션 제어 시스템이 구동력을 재배분해 접지된 바퀴로 힘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진흙 구간에서는 일부 슬립(미끄러짐)을 허용하면서도 차량이 방향을 유지하며 여유롭게 탈출했다.
수로 구간에서는 디펜더의 도강 성능이 시험됐다. 차량은 별도의 준비 없이 물길에 진입해 그대로 통과했다. 디펜더는 최대 90㎝, OCTA는 약 1m 수준까지 도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차량은 수심을 감지해 화면에 표시하고, 엔진 및 흡기 시스템을 보호하도록 제어된다. 아울러 전방 카메라를 활용해 보닛 아래 지면을 투영하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 기능이 시야 확보를 도왔다.
OCTA 모델에는 전용 ‘OCTA 모드’가 적용됐다. 이 모드는 오프로드 주행 시 가속, 제동, 트랙션 제어를 최적화해 거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 시승에서는 일부러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차량이 개입해 빠르게 자세를 안정시키는 모습을 확인했다. 여기에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이 적용돼 온로드에서는 차체 롤을 줄이고, 오프로드에서는 휠 가동 범위를 확대해 접지력을 높였다.
JLR은 디펜더를 통해 ‘온로드와 오프로드의 경계 없는 SUV’를 지향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험로에서는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최근 SUV 시장이 고성능·다목적화 방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디펜더가 이 같은 흐름을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디펜더 OCTA 블랙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2억4547만원이다.
홍성준 JLR코리아 매니저는 “디펜더 OCTA는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모델로, 극한 환경에서도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입증한 차량”이라며 “다카르 랠리와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검증된 기술과 구조를 양산차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 디펜더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CTA 블랙은 출력과 서스펜션, 구동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균형 잡힌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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