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커, 프리미엄 전기차로 5월 韓 상륙

정경수 2026. 4. 2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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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브랜드 갤러리’ 오픈
상하이타워 스토어 벤치마킹 조성
MPV 009, SUV 7·8X 등 전시
보조금·자국 생산 우대 정책 변수
이달초 열린 베이징 오토쇼 지커 부스에 전시된 지커 8X. [AFP]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 상륙한다. 경쟁사인 중국 BYD가 한국 시장에서 연착륙에 성공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지커의 가세가 혼다자동차의 철수로 생긴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전동화 흐름을 타고 수입차 점유율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커는 오는 5월 중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브랜드 갤러리를 오픈할 예정이다. 영동대로는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볼보, 벤틀리 등 국내외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이 핵심 전시장을 운영하는 주요 격전지다. 정확한 출시 및 계약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 딜러사 4곳과 계약을 마치고 판매 및 유통망 구축을 완료한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조율 중이다. 동시에 서비스센터 확장 등 사후관리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라인업 총출동…지커 ‘경험형 전시장’ 승부수= 이번 강남 거점은 단순 전시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존 포드 전시장이 지커 전시장으로 바뀌는 점에서 시장 변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또한 중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하이 타워 내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벤치마킹해 조성되는 만큼 브랜드의 기술력과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상징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상하이 타워 내 지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만난 지커 관계자는 “이곳 지점에서 팔리는 건 월 30여 대 수준이지만 1000여 명이 방문하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거점 역할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며 “주변 자동차 브랜드들도 복합 문화 공간을 조성해 고객들이 브랜드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오픈하는 강남 전시장에도 국내 출시 예정 모델인 ‘7X’ 외에도 플래그십 다목적 차량(MPV) ‘009’, 슈퍼 하이브리드 SUV ‘8X’ 등 대부분 라인업이 함께 전시되며, 전기차 기술과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수입차 점유율 24% 돌파…‘30% 시대’ 눈앞=지커의 진입은 국내 수입차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혼다 철수로 줄어든 자리를 지커가 채우면서 수입차 브랜드 수는 당분간 기존 26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호황을 누리던 일본 브랜드 수는 1개(토요타·렉서스)로 줄어든 반면, 지난해 처음 한국에 진입한 중국 브랜드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환경은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미국과 중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기차 유입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하면서 국내 승용차 시장 내 점유율도 22.3%까지 확대됐다.

수입차 점유율은 2012년 처음 10%를 돌파한 이후 13년간 1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처음 20%를 넘은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에는 24%를 넘어서는 등 시장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께 점유율 30%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동차 = 스마트폰”…중국차 인식 바뀐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소비자 인식의 전환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와 볼보 일부 모델이 중국에서 생산돼 들어오고 있음에도 이미 품질과 성능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는 분위기는 크게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기술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분야에서는 중국차가 주행 성능과 소프트웨어 완성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바라본다”며 “최신 기술이 적용됐는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한지 등을 구매 기준으로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변수…중국차 ‘가격 경쟁’ 시험대=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의 핵심 요소인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점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상반기 보조금이 소진됐거나, 상당수 지역에서도 예산이 거의 바닥나 조기 마감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 움직임도 변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의 차량 성능·가격 중심 보조금 체계를 국내 투자, 고용, 기술개발 기여도까지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 중이다. 단순 구매 지원을 넘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국내 생산 기반이나 연구개발 투자가 제한적인 중국 브랜드는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프리미엄 영역에서는 중국 선도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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