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로 넘어간 테라로사… 공차의 선례와 예민한 갈림길
공차로 본 테라로사의 미래
스페셜티 커피 시장 연 테라로사
강릉서 시작해 500억 브랜드 성장
은행원 출신 창업주 지분 매각
새 주인 사모펀드 UCK파트너스
공차 윈윈 사례 다시 쓸 수 있나
![강릉에서 시작한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가 창업주의 손을 떠났다.[사진|테라로사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9/thescoop1/20260429124457675xeqk.jpg)
# 그런 그가 최근 테라로사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떠났다. 창업주가 떠난 자리를 채운 건 흥미롭게도 사모펀드 'UCK파트너스'다. 밀크티 브랜드 '공차코리아'에 투자했다가 잭팟을 터뜨렸던 그 사모펀드다. 과연 UCK파트너스 체제에서 테라로사는 어떤 길을 걸을까.
강릉을 '커피의 도시'로 만든 주역이자 국내 스페셜티 커피 1세대 브랜드로 꼽히는 '테라로사(운영사 학산)'. 이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김용덕 창업주가 회사를 떠났다. 2021년 테라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분 투자를 시작한 사모펀드 'UCK파트너스'가 지난해 7월 김 창업주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다.
UCK파트너스는 2021년 김 창업주의 지분을 포함한 37.1%를 인수한 데 이어 2024년 50.1%, 2025년 74.3% 등으로 지분율을 늘려왔다. 총투자 금액은 800억원가량이다.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긴 김 창업주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은행원 출신인 그는 2002년 강릉으로 내려와 커피공장을 열었다. 원두 소싱부터 로스팅, 유통까지 아우르는 전문성과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대형 매장 출점 전략으로 테라로사를 557억원(2025년 매출액) 규모의 브랜드로 키워냈다.
물론 김 창업주의 퇴진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테라로사는 2023년 CJ푸드빌 대표이사를 지낸 김의열 현 대표를 선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시작했다.[※참고: 김 대표는 UCK파트너스의 전신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엑시트(exitㆍ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밀크티 브랜드 '공차코리아'의 대표(2014~2022년)를 맡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후술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9/thescoop1/20260429124458949wsdu.jpg)
다른 한편에선 UCK파트너스가 공차코리아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사모펀드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다. 과연 테라로사는 어떤 길을 걸을까. 그 결과를 엿보기 위해 공차코리아의 성공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
■ 공차코리아의 선례 = UCK파트너스(당시 유니슨캐피탈코리아)는 2014년 대만 기반 밀크티 브랜드 공차의 한국 지사(공차코리아) 지분 65.0%(약 360억원)를 인수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차였던 공차는 해마다 점포가 100여개씩 늘어날 만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커피 일변도의 음료 시장에서 밀크티란 독특한 제품과 원하는 대로 주문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공차의 인기를 견인했다.
문제는 본사의 운영 역량이 가맹점 확장 속도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UCK파트너스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유통망 효율화, 매장 관리 매뉴얼화 등을 통해 본사의 경영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대만 본사로부터 일본 사업권을 따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쳤다.
공차코리아는 UCK파트너스 체제가 들어선 지 1년 만인 2015년 일본에 진출했고, 이를 발판으로 이듬해엔 대만 본사(로열티타이완)를 역인수했다. 공차 글로벌 사업권을 지닌 대만 본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공차코리아의 실적은 극대화했고(2014년 539억원→2018년 1168억원), 이는 성공적인 엑시트의 발판이 됐다.
UCK파트너스는 2019년 미국계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코리아를 3500억원대에 재매각하면서 투자금 대비 4배가량의 수익을 남기는 잭팟을 터뜨렸다. 그렇다고 UCK파트너스만 '좋은' 딜인 것도 아니었다. UCK파트너스 체제에서 공차는 전세계 어디서나 표준화한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금은 27개국 2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9/thescoop1/20260429124500378uttt.jpg)
그렇다면 테라로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테라로사 측은 "국내에서 '스페셜티 커피' 하면 테라로사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고객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순차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일본에 진출했던 것과는 다른 전략을 펼치겠다는 건데, 그만큼 사업의 중심을 '국내 시장'에 두겠단 얘기다.
실제로 테라로사는 지난해 프랑스 법인을 청산했다. 프랑스 진출은 김 창업주의 숙원사업으로, 2023년 현지 법인까지 설립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프랑스 법인은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테라로사가 투자와 시간이 소요되는 해외 사업보단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확장 전략'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통 컨설팅 업체 김앤커머스의 김영호 대표는 "대중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공차코리아의 성공 방정식을 테라로사에 그대로 대입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말을 이었다.
"공차코리아의 경우 밀크티라는 독특한 카테고리와 가맹사업 덕분에 국내외에서 공격적 확장이 가능했다. 반면 전문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인 테라로사가 오프라인 점포 확대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덴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독창적인 단독 매장 대신 도심형 점포를 출점할 경우 테라로사의 희소성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테라로사가 최근 '초콜릿'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테라로사는 오는 5월 프랑스 기반의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 브랜드가 아시아에 매장을 여는 건 일본에 이어 두번째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9/thescoop1/20260429124501657mnae.jpg)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사모펀드로선 규모를 키우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초콜릿 브랜드를 통해 점포당 매출액을 끌어올리고, 커피를 넘어서 식품을 아우르는 브랜드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테라로사의 변화를 기존 '고정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강릉 로컬 브랜드로 시작한 테라로사의 매력이 반감할 경우 고정팬과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내엔 테라로사와 경쟁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숱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테라로사가 공차코리아처럼 윈윈 사례로 자리 잡기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거다. 과연 테라로사는 어떤 길을 걸을까. 창업주가 그랬던 것처럼 사모펀드도 테라로사만의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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