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 쓰며 냉방까지”⋯ 삼성전자, ‘히트펌프’ 앞세워 친환경 난방 승부수
‘에어 투 워터(A2W)’ 방식으로 냉·난방 한 번에
설치비용 1400만원⋯ “정부 보조금 70% 지원”
주택·건물용으로 활용⋯ 아파트 적용 방법 논의중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여름철에 온수를 오랫동안 사용하면서도 실내 냉방이 가능합니다.“
송병하 삼성전자 DA사업부 그룹장은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국내 출시한 ‘EHS 히트펌프 보일러’의 장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흡수해 이를 실내 난방이나 온수 생산에 활용하는 열변환 장치다. 전기를 활용해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동일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열을 생산할 수 있어 고효율 설비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공기를 직접 가열하는 ‘에어 투 에어(A2A)’와 공기 열을 물로 전달하는 ‘에어 투 워터(A2W)’ 방식을 적용해 냉난방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EHS 히트펌프 보일러에는 A2W 방식이 적용됐다. 가열된 물이 바닥 배관을 따라 순환하며 난방과 온수 공급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온돌 중심의 국내 주거 환경에 적합하다. 송 그룹장은 “여름철 온수 사용이 늘어나면 실내 냉방을 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 장치를 통해 한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2A 방식의 히트펌프 기술은 에어컨을 비롯해 세탁건조기, 에어드레서,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가전에 활용된다.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고효율 냉매 압축 기술을 통해 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확보했다. 영하 15도에서도 최대 70도의 고온수를 생산할 수 있으며, 영하 25도 극저온 환경에서도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저소음 설계를 강조했다. 공기역학 구조의 톱날형 팬을 적용해 공기 소용돌이를 최소화하고, 4단계 저소음 모드를 통해 최저 35데시벨 수준의 운전을 구현했다. 송 그룹장은 “도서관 수준(약 30데시벨)에 근접한 소음 수준으로, 소음에 민감한 사용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적용 범위는 과제로 남아 있다.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주로 주택이나 건물용으로만 활용되는 만큼 고층 아파트 적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룹 내 관계사인 삼성물산과의 협력을 통해 아파트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그룹장은 “현재로서는 일반적인 주택에 최적화된 상태로, 20층 이상의 아파트 주거 형태는 전 세계적으로 적용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아파트의 하중이나 전력량 등 제약이 있어서 가장 최적의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초기 설치 비용 역시 걸림돌로 꼽힌다. 현재 설치 비용은 약 1400만원 수준으로, 가스보일러 설치 대비 부담이 크다. 정부는 히트펌프 설치 시 70%의 보조금을 지급해 실제 소비자 부담금을 400만원 가량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목표에 따라 히트펌프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35년까지 350만대 보급과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이 목표다.
업계는 정책 지원을 기반으로 히트펌프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히트펌프는 친환경성과 에너지 비용 절감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정책과 맞물릴 경우 보급 확대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그룹장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택과 빌딩 등 건물 부문의 에너지 절감과 이산화탄소(CO₂) 감축이 필수적”이라며 “히트펌프는 이를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수연 기자 ss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