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일본·필리핀 묶은 ‘킬 웹’으로 억지력 높여야"

주한미군사령관 자비에르 브런슨 미 육군 대장이 한국, 일본,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필리핀의 군사 능력을 하나의 ‘킬 웹(kill web)’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고 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를 동시에 지휘하는 자비에르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재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전영역 효과를 달성하는 ‘킬 웹’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킬웹(kill web)은 ‘킬 체인(kill chain)’ 개념이 발전·확장된 군사용어다. 표적 탐지, 식별, 결정, 타격, 평가로 이어지는 타격 체계를 말하는데, 여러 개의 킬 체인이 서로 연결되는 네트워크형 타격 구조로 확장한 것이 ‘킬 웹’의 개념이다.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킬 웹’은 북한·중국·러시아로부터의 안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진화된 전략이다. 육·해·공은 물론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에 걸쳐 조정되는 시스템이다.
위성, 드론, 병사 등이 탐지한 실시간 정보를 항공기, 함정, 미사일 체계 등 어느 사수에게나 전달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이를 통해 지휘관들에게 하나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식을 제공한다.
브런슨의 발언은 “한반도를 북한 억지에 초점을 맞춘, 독립된 전장으로 보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이제 한반도를 ‘제1도련선’ 전체에 걸친 더 넓은 방어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재팬타임스는 해석했다.
대만해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긴장부터 더 광범위한 해양 분쟁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서의 어떤 대규모 유사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세 나라 모두가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브런슨은 “도전 과제는 우리가 함께 대응하도록 조직되어 있느냐, 아니면 사태 발생 후 허둥지둥 조율하려 드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이들(미국의) 동맹 가운데 그 어느 것도 고립된 상태로 존재할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브런슨의 이같은 발언은 주한 미군 병력에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한국과 일본에 배치된 미군을 상황에 따라 ‘역내 분쟁 지원’을 위해 유연하게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브런슨은 한국이 일본·필리핀과 함께 역내 위기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대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위치에 대한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난해 촉구하기도 했다.
브런슨은 “한국은 어느 다른 미국 동맹국도 복제할 수 없는 위치적 이점(positional advantage)이 있다”면서 “규모가 크고 전투 태세를 갖춘 한국 지상군은 억지력을 제공하고, 한국의 첨단 방위산업은 장비를 유지하고 재보급할 수 있는 잠재적 역내 허브로서의 위치를 부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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