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변호인, 징역 4년에 “도덕적 비난”…‘이 형량도 감지덕지’라는데

전광준 기자 2026. 4. 29. 11:2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영부인 지위’의 중요성을 짚으며 징역 4년을 선고하자 김 여사를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김 여사 변호인은 “도덕적 비난이 법률적 판단을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는 28일 페이스북에서 “항소심은 도덕적 비난이 법률적 판단을 압도했다고 본다”며 “유독 판결 곳곳에 ‘국민 신뢰 훼손’, ‘기대 저버림’과 같은 감정적·도덕적 평가 언어들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고위 공직자 가족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형사 재판은 도덕적 지탄을 넘어서 법률적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따지는 절차여야 한다. 엄밀한 법리 검토보다 결과론적인 처벌론에 치중한 판단은 아닌지 신중하게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김 여사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김 여사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2022년 4월 전달된 샤넬 가방은 ‘김 여사가 통일교의 청탁 목적을 인식하고 받은 것’이라면서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형량은 1심의 징역 1년8개월에서 징역 4년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결코 지나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김 여사 범죄로) 국정의 투명성과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국민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라고 본 1심과 달리 일부 유죄로 본 2심 판단에 대해 유 변호사는 “재판부는 단순한 자금 투자와 계좌 위탁 행위를 시세조종의 ‘공모’로 단정했다”며 “하지만 이는 투자자가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반적인 경제 행위와 범죄 행위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정치권에선 ‘영부인 지위’의 중요성을 짚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 김 여사의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 상식과 법 정서에는 부족한 형량이지만 2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김건희씨는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상소는 꿈도 꾸지 말라. 이 정도 형량도 감지덕지”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을 내린 사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뒤엎으며 뒤늦게나마 단죄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일부 유죄 판결로 사법 정의의 불씨는 살렸으나, 여전히 미완의 심판에 그쳤다. ‘범죄 전력 부재’나 ‘공모 단정 불가’라는 ‘법꾸라지’식 논리로 빠져나간 구멍들이 너무나 크다”며 “김건희씨의 범죄는 자본시장을 유린하고 국가 시스템을 사유화한 ‘중대범죄의 종합세트’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명태균 게이트’와 공천 개입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파헤쳐, 반드시 지은 죄만큼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