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석의 동물병원 24시] 반려인이 기대하는 대구시장은?

5월 20일은 대구시장 선거 투표일이다. 후보의 정당이나 이력도 중요하겠지만, 필자가 주목하는 기준은 하나다. 앞으로 대구광역시의 반려동물 정책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반려인은 이미 '대구시 주요 인구 집단'
2025년 '농식품부 반려동물 양육 현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대구시 총 세대 수의 30%에 해당하는 33만 가구가 반려 가족에 해당한다. 240만 대구 시민 중 29.2%에 해당하는 70만 명의 시민들이 반려가족이며, 약 53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돌보고 있다.

흥미로운 비교 수치가 있다. 통계청(KOSIS) 및 대구광역시 공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 0~14세에 해당하는 유소년 인구 비율은 약 10.3%에 해당하는 약 24만 명이다. 대구시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율은 약 19.4%에 해당하며, 약 47만 명으로 추정한다. 대구시 반려가족 세대수가 유소년 가족 세대수보다 훨씬 많으며, 반려인 인구가 노령 인구 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반려인구가 이미 대구 시민의 주요 인구 집단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현황도 마찬가지다. 전국민의 약 30% 가 반려가족이며, 국내 636만 마리의 개와 130만 마리의 고양이가 가족으로 키워지고 있다. 이러한 비율은 세대가 거듭될 수록 더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려동물 정책이 국가 정책 과제로 부상
저출산과 고령화의 가속은 기존 가족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1인 가구와 독립 세대가 늘어나며 생긴 정서적 공백을 반려동물이 메우고 있다. 이제 반려동물은 단순한 취미의 대상이나 소유물이 아니라, 삶을 함께하는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정서와 문화가 특정 계층의 선택을 넘어 국민 다수의 보편적 정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 규모도 커지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5년 약 8조~9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연평균 약 10% 이상의 고성장 산업임을 의미한다. 세계 반려동물 산업 규모도 2030년 약 5천억 달러 규모가 예상된다. 정부가 반려동물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물보호 수준은 한 국가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더 이상 개인의 취향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 그것은 생명존중의 가치와 공동체 윤리, 사회의 품격이 함께 반영되는 국격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정부가 구상하는 반려동물 정책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반려동물의 가족 개념 강화, 펫보험 확대와 진료비 체계 정비, 공공 동물의료 서비스 확대, 유기동물 관리 체계 개선, 반려동물 산업 육성 등이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반려인의 권리와 책임 함께 강화
2026년에는 민법 개정을 통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반영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감정을 교감하는 생명체이자, 정서적 가족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반려인을 위한 제도적 배려를 확대하는 한편, 책임 있는 양육 의무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반려인의 권리와 책임을 함께 강화해 성숙한 반려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라 할 수 있다.

◆동물진료비 경감 대책과 펫보험 활성화
반려인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는 단연 동물의료비 지출이다. 공적 사회보험 도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정부는 펫보험 활성화를 통해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위험 분산 효과가 커져 보험료 부담은 낮아지고, 보장 범위 확대와 실질적인 진료비 경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표준화된 동물진료비 체계 정비가 필수적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동물 의료서비스 확대
취약계층을 위한 동물의료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 위로와 교감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취약계층일수록 companionship, 즉 정서적 동반과 교감의 필요성은 더욱 크며, 반려동물은 현실적인 위안과 삶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이들을 위한 공공 동물의료 지원은 국가와 지자체의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수의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실효성 있는 지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동물진료비 바우처 제공을 통해 지역 동물병원과의 연계가 필요하며, 예방의료 지원 등 현실적인 협력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시의 반려동물 행정의 실상은
정부는 2025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조직을 확대 개편해 '동물복지정책국'을 신설·강화하였다. 국내에는 '동물복지정책과', '반려동물·산업동물의료과', '동물보호과' 등을 세분화해 반려동물 정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울특별시는 동물보호 전담 행정조직으로 1과 4팀(전담 인원 26명)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산광역시는 1과 3팀(전담 인원 13명)을 구성했다. 대전광역시는 별도로 대전동물보호사업소를 개소해 1소 3팀(전담 인원 23명)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광역시의 동물보호·복지 업무는 여전히 농산물유통과 산하 '동물관리팀'에 머물러 있다. 전담 인력은 3명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가축 방역 업무가 우선되는 구조다. 반려동물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동물보호전담팀'은 구성조차 되어 있지 않다.
동물보호와 입양, 시민 교육의 거점이 되는 '반려동물 보호·복지센터' 역시 광역시 가운데 대구만 유일하게 부재한 실정이다. 국비 지원이 가능한 사업임에도 추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대구시가 반려동물 행정을 얼마나 후순위로 다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할 수 있다.
◆반려인이 기대하는 대구시장은
반려인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길 기대한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을 갈라치기하지 않고, 시민 누구나 현재의 반려인이거나 미래의 예비 반려인이 될 수 있음을 이해하고, 반려인의 현실적인 고충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동물의료 서비스가 실효성 있게 지원될 수 있도록 관심과 실행력을 갖춘 사람이길 바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민에게 의료 접근성은 중요한 복지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산업이 글로벌 미래 성장 동력임을 인식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5년 약 8조~9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반려동물 의료·펫케어 시장 역시 2030년 약 5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대구시의 반려동물 의료 수준은 이미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K-pet 의료·케어 산업이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산업 기반 조성과 인재 육성, 정책 지원에 대한 혜안과 전략을 갖춘 사람이길 기대한다.
누가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반려인들의 바람은 거창하지 않다. 단순하고도 현실적이다.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