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60년 만에 OPEC 탈퇴…사우디 주도 ‘오일 카르텔’에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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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탈퇴와 동시에 증산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더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사우디 등 우방국과 사전 협의 없는 독자적 결정임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UAE는 하루 약 100만 배럴 이상의 추가 생산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감산을 주도해온 사우디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며, OPEC이 시장을 관리하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가 빠져나간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결정을 에너지 정책을 넘어선 '전략적 노선 전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물량 확대'를 원하는 UAE와 '가격 방어'를 중시하는 사우디의 누적된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 전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수출항을 가진 UAE가 중동 전쟁으로 흔들리는 에너지 질서 속에서 독자 생존을 택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로이터와 FT는 단기적으로는 유가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전망합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OPEC의 시장 관리 능력을 뒷받침해온 핵심 요소가 제거됐다"며 조직의 구조적 약화를 진단했습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플러' 역시 "OPEC에 가해진 역대 가장 큰 충격"이라며, 향후 공급 충격 발생 시 이를 완충할 기구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유가·카르텔 약화 측면에서 유리한 변화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로이터와 가디언은 그간 OPEC을 "세계를 뜯어먹는 카르텔"이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결정은 "큰 승리"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사우디 입지 약화와 중동 질서 재편은 미국에도 동맹·안보 부담을 키우며, 에너지·외교 셈법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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