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UFO납치? 사라진 美과학자 11명… 트럼프까지 나서 논란 확산[Who, What, Why]
원자력·항공·우주 분야 인물들
4년도 안돼서 잇달아 사건 발생
의혹 확대되자 FBI 연관성 조사
“70만명 중 10여명 드문 일 아냐”
전문가·유족 음모론 선그었지만
트럼프 “흥미로운 문서 찾았다”
UFO관련 논란에 되레 불 지펴

미국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원자력·항공·우주 분야 과학자 최소 11명이 잇따라 사망하거나 실종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의 실종이나 사망 사이에 일련의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며 언론의 주목을 받자 미 연방수사국(FBI)도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단지 우연이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논란에 불 지핀 11명, 美 안보 직결 분야 인사들=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현지 언론은 최근 3년 동안 핵·항공·우주 등 분야 관련 인사들이 연이어 사망하거나 실종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른바 ‘과학자 연쇄 실종·사망 미스터리’의 출발점으로는 2022년 6월 숨진 과학자 에이미 에스크리지가 거론된다. 반중력 기술과 미확인비행물체(UFO), 외계 생명체 연구를 해 온 그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나사(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JPL) 관련 인사들의 사망과 실종이 잇따랐다. 20년 이상 근무한 마이클 데이비드 힉스 연구원은 2023년 사망했고, 수석 연구원 프랭크 마이발트도 2024년 숨졌다. JPL 재료공정그룹 소속 엔지니어 모니카 레자 역시 지난해 하이킹 도중 실종됐다. 나사 관련 인사 3명이 연이어 사고를 겪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에서도 유사 사례가 이어졌다. 전직 직원 앤서니 차베스는 지난해 5월 실종됐고, 행정 보조원 멜리사 카시아스도 지난해 6월 행방이 묘연해졌다.
핵무기 부품 제조업체 캔자스시티 국가안보캠퍼스의 스티븐 가르시아도 지난해 실종됐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 소속 생화학 연구원 제이슨 토머스는 지난해 12월 실종된 뒤 올해 3월 호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자 누노 루레이로는 지난해 동료 연구자에게 피살됐고,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천체물리학자 칼 그릴마이어도 자택 인근에서 총격으로 숨졌다.
가장 최근 사례는 퇴역 공군 장교 윌리엄 닐 맥캐슬랜드의 실종이다. 그는 뉴멕시코 자택에서 사라졌으며, 그가 참여했던 정부 주도 로켓 재료 프로젝트에 JPL의 레자도 관여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연관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SNS에서 번진 음모론에 FBI까지 조사 나서=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루레이로와 그릴마이어의 사망 시점이 비슷하고 연구 분야에도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들 사건 사이에 ‘패턴’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음모론이 퍼졌다. 이후 토머스의 사건과도 연결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특히 2026년 2월 맥캐슬랜드 실종 이후 논란은 한층 증폭됐다. 3월에는 이들 11건의 사건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연쇄 공작설’이 퍼졌고, 급기야는 UFO 납치설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3월 중순부터는 뉴욕포스트, 폭스뉴스 등 일부 미 언론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제시 워터스는 “사건들이 실제 연결돼 있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과학자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사망하거나 사라진 것은 경고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혹이 확산되면서 FBI도 조사에 나섰다. CNN 등에 따르면 FBI는 에너지부, 전쟁부(국방부) 등과 협력해 실종·사망자들 사이 연관성을 확인 중이며 캐시 파텔 FBI 국장도 수사 확대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들 “음모론적 해석” 반박… 유족도 선 그어=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단순한 음모론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렉 에그하이지안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과학 불신과 핵시설 주변 UFO 목격설 등이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에는 200만 명 이상의 과학자가 있고 이 중 약 70만 명이 항공우주·핵 관련 기밀 접근 권한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10여 명에 불과한 일부 인원의 사망이나 실종은 통계적으로 드문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로 무관한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아내려는 인간의 경향이 이번 논란을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유족들도 음모론에 선을 긋고 있다. 맥캐슬랜드의 아내는 페이스북을 통해 남편이 과거 기밀 정보에 접근한 이력은 있지만 약 13년 전에 은퇴했다며 납치됐을 가능성을 일축했다. JPL 출신 힉스의 유족 역시 건강 문제를 사인으로 언급하며 추측성 보도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애리조나주의 한 보수 단체 행사에서 UFO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문서들을 많이 찾았다”며 “이른 시일 내 첫 번째 문서 공개가 시작될 예정이며, 여러분은 해당 현상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 논란에 되레 불을 지폈다.
성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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