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美서 사망한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도 재조명[Who, What, Why]
韓핵개발 관여했다가 제거 의혹
동료 “실제 연구영역 달라” 부인
미국 내 잇단 과학자 실종 소식에 한국의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 사망을 둘러싼 미스터리도 다시 시선을 끌고 있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박사는 미국으로 유학한 뒤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이론물리학부장, 시카고대 겸임교수 등을 지낸 그는 1977년 6월 미국 일리노이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졌다. 당시 맞은편 차선의 대형 트레일러가 중앙분리대를 넘어오며 이 박사가 탄 차량을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공식 기록은 사고사였지만, 이후 그의 죽음은 ‘핵 과학자 미스터리’로 확산됐다.
의혹이 커진 배경에는 1970년대 한국의 안보 환경이 있다. 당시 정부가 자주국방 기조 아래 핵 개발을 검토하던 시기였던 탓에 “이휘소가 한국 핵 개발에 관여했다가 제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990년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흥행하면서 이런 인식이 더 커졌다. 다만 과학계에선 이 박사가 핵무기 개발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박사는 입자물리학과 게이지 이론을 연구한 이론물리학자로, 핵무기 설계와는 연구 영역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동료와 제자들 역시 관련설을 부인해 왔다.
현재 한국의 핵 관련 과학자는 관련 기관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규 원장이 이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소형모듈원전(SMR)과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를 중심으로 핵융합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오영국 원장이 연구를 이끌고 있다. 군사·전략기술 분야는 공개 범위가 더욱 제한적이다.
이러한 핵심 과학자와 기술은 법과 제도를 통해 관리된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원자력·우주·방산 등 주요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해외 이전 시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구기관은 출입 통제, 자료 반출 제한, 비밀 유지 계약 등 보안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국가정보원 등 정부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관리하고 있으나 유출 시도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해외 고급 과학기술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이 국내 연구자 보호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해 초 카이스트 교원 149명에게 관련 초빙 메일이 발송됐으며, 국정원 전수조사 결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에게도 수백 건의 유사 메일이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26건, 한국재료연구원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127건 등이다. 메일 차단 이후에는 단체 발송 대신 개별 접촉 등 방식이 정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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