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는 나무 ? 줄기가 땅속에 숨어 있는 풀 ![김규회의 뒤집어보는 상식]

바나나는 우리가 가장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다. 바나나를 접하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열대 지방의 울창한 바나나 나무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익숙한 풍경에는 작은 오해가 숨어 있다.
흔히 키가 크고 덩치가 좋으면 당연히 나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바나나 역시 나무에서 열린다고 여기지만, 정확히 말하면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다. ‘바나나 나무’라는 표현은 일상어로는 틀리지 않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단지 이해를 돕는 말일뿐, 정확한 분류는 아니다.
식물학에서 나무와 풀을 가르는 기준은 줄기 구조에 있다. 나무는 시간이 흐를수록 줄기가 단단해지는 목질화 과정을 거치며 해마다 굵어진다. 반면 풀은 줄기가 부드럽고 목질 조직이 거의 없으며, 대개 겨울이 되면 지상부가 사라지거나 약해진다. 겉보기와 달리 바나나는 단단한 나무줄기가 없다. 우리가 줄기라고 믿는 부분은 사실 잎자루가 겹겹이 쌓여 기둥 모양을 이룬 ‘가짜 줄기’다. 바나나의 진짜 줄기는 땅속에 숨어 있다. 뿌리와 연결된 굵은 땅속줄기에서 잎이 솟아오르고, 그 잎들이 서로 단단히 감기며 나무 기둥처럼 보일 뿐이다. 즉, 외형은 나무처럼 크고 높지만 구조는 거대한 초본식물인 셈이다. 실제로 바나나는 여러해살이풀에 속한다. 열매를 맺은 가짜 줄기가 시들면 그 옆에서 새순이 돋아나 자리를 대신한다. 나무처럼 나이테를 만들며 굵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 자라며 교체되는 방식이다.
바나나가 풀이라는 사실은 재배 방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줄기를 잘라내도 목재로 쓸 수 있는 단단한 재질 대신 연한 섬유질만 나타날 뿐이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적절한 온도와 수분이 유지되면 1년 남짓 만에 열매를 맺는다. 결국 바나나는 ‘나무의 형상을 한 풀’이다. 외형과 본질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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