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반짝 기대’ 뒤 급락한 우주항공 ETF…차별화 경쟁에 소형주 담다 변동성 확대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급등했던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일주일 새 일제히 급락하며 수익률 하위권을 휩쓸었다. 단기 테마 과열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운용사 간 경쟁 속에 소형 민간 우주기업(뉴스페이스) 비중을 높인 구조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은 대거 유입됐지만 성과는 부진한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며 투자자 피해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주·방산 ETF, 수익률 하위권 싹쓸이
2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4월 22~28일)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국내 ETF 중 수익률 하위 1위는 ‘TIGER 미국우주테크’로 -11.63%를 기록했다. 이어 ‘SOL 미국우주항공TOP10’(-9.86%),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9.33%), ‘KODEX 미국우주항공’(-9.02%) 등 올해 상장된 우주 테마 ETF가 줄줄이 하위권에 포진했다.
이들 상품은 불과 직전 주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자금이 몰렸던 상품들이다. 실제 스페이스 X 상장시 최대 25%로 편입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던 ‘TIGER 미국우주테크’는 지난 한 주간 2382억원이 유입되며 자금 유입 기준 상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며 주가가 급락, 자금 유입과 수익률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내 우주 ETF 시장은 지난해 11월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 상장을 시작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이후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잇따라 유사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이 격화됐다. 29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우주 테마 ETF는 총 9개에 달한다.
◇소형 우주기업 편입 확대…변동성 키워
그러나 최근 민간 우주산업 관련 종목들이 급락하며 이들 ETF의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특히 지난 19일 AST스페이스모바일의 ‘블루버드-7′ 위성이 ‘뉴 글렌’ 로켓 발사 과정에서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하며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AST스페이스모바일은 국내 상장 우주 ETF 대부분이 10% 이상 비중으로 편입한 종목 중 하나다. AST스페이스모바일 주가는 최근 일주일간 약 15% 하락했다. 크리스토퍼 쇼엘 UBS 애널리스트는 “사고의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블루오리진의 발사체 성공 여부 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운용사 간 차별화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형주 비중을 확대한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이는 최근 상장된 후발 ETF일수록 낙폭이 더 크게 나타난 배경으로 꼽힌다. 기존 상품들이 우주 테마에 더해 항공·방산 대형주를 함께 편입해 안정성을 일부 확보했던 것과 달리, 올해 신규 상장된 ETF들은 차별화를 위해 ‘뉴스페이스’ 중심의 순수 우주기업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30억달러 미만 소형 기업들도 대거 포함되면서, 하락 국면에서 변동성이 한층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수익률이 낮게 나타난 TIGER 미국우주테크의 경우 민간 우주기업 ‘레드와이어’ 비중이 29일 기준 전체 편입 종목의 3위에 해당하는 13.86%에 달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레드와이어의 시가총액은 17억 9000만달러로, 채 20억달러가 되지 않는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또한, 상위 편입 종목 가운데 레드와이어(4.2%), 블랙스카이테크놀로지(3.86%), 새틀로직(3.82%) 등 시가총액 30억달러 미만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소형주는 유동성이 낮고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 실제 지난 한 주간 로켓랩과 AST스페이스모바일이 13~14% 하락한 반면, 레드와이어는 17%, 시총 11억달러 규모의 블랙스카이테크놀로지는 20% 넘게 급락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 과열에 따른 ‘숨고르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우주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로켓랩이 최근 1년간 300% 넘게 급등하는 등 단기 과열 구간이 있었던 만큼 차익실현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뉴트론 로켓 개발, NASA 계약 확대,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기대 등 다양한 이벤트가 남아 있어 조정 이후 재상승 여지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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