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이렇게 많은 검찰 조작 정황에도 법원에 또 발목

김호경 에디터 2026. 4. 2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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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단 14개월째 지체, 재보선 출마 무산

이재명 대통령이 일 잘한다고 극찬했던 최측근

고3 딸도 있던 자택서 체포돼…무죄 입증 자신

22대 총선 코앞 두고 재판부에 변론 종결 요청

실형·법정구속에 좌절…"검찰 의견서대로 판결"

항소심 이후 조작 수사·기소 정황 줄줄이 나와

정영학·남욱·철거업자 등 종전 핵심 증언 뒤집어

민주당 의원 70여 명이 공천 지지했지만 고배

"백의종군" 선언…정청래 "곧 더 크게 쓰일 것"

21대 총선 때 처음 도전했던 분당갑 지역구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6ㆍ3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질 국회의원 재ㆍ보궐 선거에 공천을 희망했다 좌절된 이재명 대통령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기다리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의 공천 배제에 대해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2026.4.28. 연합뉴스

지난 22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유죄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이 되면서 출마 뜻을 접어야 했던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검찰의 숱한 조작 기소 정황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단이 1년 2개월 넘게 지체되면서 이번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도 결국 무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 분신과 같은 사람" "큰 성과를 만들 아주 유용한 재목"이라며 일 잘한다고 극찬했던 최측근 정치인이지만 번번이 사법부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이재명 "제 분신 같아" "큰 성과 만들 아주 유용한 재목"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당 대표 선출 뒤 민주연구원 상근 부원장으로 임명된 지 불과 보름 만인 2022년 10월 19일 아침 6시 30분, 집으로 들이닥친 검찰에 의해 고3 딸아이 앞에서 압수수색과 체포를 당했다. 그리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2021년 4∼8월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8억 4700만 원을 대선자금 명목으로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 수하에 있던 당시 수사 지휘라인은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고형곤 4차장-엄희준 반부패수사1부장과 정일권 부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3부장과 호승진 부부장이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대표를 노리고 공소장을 '황당무계한 소설'로 창작했다고 여긴 김 전 부원장과 변호인단은 변론 과정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의 허위진술에만 의존한 검찰 공소사실의 허구성을 차례로 입증하며 무죄 판결을 확신했다. 게다가 구속 6개월 만에 보석 청구가 인용돼 다시 자유의 몸이 된 김 전 부원장은 2024년 4월로 예정된 제22대 총선 일정을 감안해 재판을 빨리 마무리하고자 스스로 재판부에 변론 종결을 요청했다.
2019년 12월 15일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이 21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열었을 때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참석해 "제 분신과 같은 사람" "큰 성과를 만들 아주 유용한 재목"이라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 활용법' 유튜브 영상 갈무리

1심 재판장 조병구, 조희대 체제 법원행정처 기조실장 영전

앞서 성남시의원을 두 차례 역임하고 시의회 예결위원장까지 지낸 김 전 부원장은 2020년 제21대 총선 때 경기도 대변인직을 사임하고 성남분당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선에서 현역 김병관 의원에게 패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2대 총선 준비에 매진하려 마음이 급했으나, 2023년 11월 30일 1심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조병구 부장판사는 김 전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받았다는 돈 중 6억 7000만 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및 특가법상 뇌물로 인정된다며 징역 5년에 벌금 7000만 원, 추징 6억 7000만 원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까지 명했다.

반면 돈을 전달했다는 유 전 본부장에게는 '법리적 이유'를 들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유 전 본부장은 돈을 준 날짜와 장소 등에 대해 부정확하고 모순된 진술로 여러 차례 오락가락했지만 조 부장판사는 '비본질적 부분'이라는 기이한 이유로 문제 삼지 않고 진술 신빙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대구 출신인 조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지낸 보수 성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선고 때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집행유예, '전주(錢主)'들에겐 무죄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려 주목받기도 했으며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에서 핵심 요직인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영전했다.

"오염된 법정 증언을 유일한 증거로 삼는 사법부가 더 큰 문제"

1심 선고 결과에 관해 김 전 부원장은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 <대통령의 쓸모>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법원 입구에 진을 치고 있는 많은 기자들이 심경을 묻자 나는 "이따가 나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나의 결백과 유동규 진술의 허위성, 검찰의 불법행위를 법원이 마땅히 밝혀줄 것이라 믿었기에 무죄를 받고 당당히 법정을 나와서 소회를 밝히겠노라 자신했다. 그렇게 여유롭고 밝은 표정으로 법원에 들어섰다. 그러나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 호송버스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던 중, 문득 아침에 나눴던 대화가 가슴을 찔렀다. 남편의 결과를 기다리려 휴가까지 내고 집을 지키던 아내에게 나는 "오늘은 일찍 들어갈게"라며 약속했다. (…)

구치소에서 수의로 갈아입은 뒤 담요 한 장을 덮고 임시로 배정된 냉기 서린 독방에서 지낸 그날 밤의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얼마 후 받아본 판결문은 검찰의 종합 의견서 자체였다. (…)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사건을 엮어낸 정치검찰의 전방위적인 법기술이 1심 판결의 주원인었지만, 검찰의 비호를 받는 중대 범죄자들의 오염되고 목적이 있는 법정 증언을 유일한 증거로 삼는 공판중심주의라는 사법부의 한계는 더 큰 문제였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증거재판주의, 법관의 판단에 있어 합리적인 의심을 갖지 아니할 정도로 원고(검찰) 측이 입증해야 하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은 내 사건에서 하나도 적용되지 않았다.』
2023년 11월 30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30. 연합뉴스

2심 재판장 백강진, 구글 타임라인도 무시…배우자 신숙희 대법관은 "이재명 유죄"

김 전 부원장은 법정구속 된 지 160일 만인 2024년 5월 8일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으로 재차 풀려났다. 4월 총선은 끝난 뒤였다. 1심 판결에 충격을 받은 것은 변호인들도 마찬가지였고, 이들은 항소심에서 특히 김 전 부원장의 동선을 시·분 단위까지 기록한 구글 타임라인의 원시데이터 파일을 발굴해 법원에 제출했다. 세 곳이나 되는 공신력 있는 감정업체가 모두 삭제, 추가 등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해당 데이터는 수정 불가능하고 무결성과 정확성을 담보한다는 감정서를 냈기 때문에 김 전 부원장의 알리바이를 완벽하게 입증했다고 안도했다. 구글 타임라인 기록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한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이미 수많은 형사사건에서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인정받아온 터였다.

변호인들은 이 밖에도 김 전 부원장이 받았다는 6억여 원의 돈이 사실은 유 전 본부장과 그 내연녀의 주거비와 생활비, 유흥비, 고급 차량 구입비, 자녀 교육비 등으로 사용됐고, 그중 3억 원은 유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 조합장일 때 철거업자 강철원 씨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빌렸다가 나중에 남욱 변호사에게 간청해서 돈을 받아 전액 상환하는 데 썼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럼에도 항소심 재판장인 서울고법 형사13부 백강진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6일 1심과 똑같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다시 법정구속했다. 구글 타임라인의 증명력조차 검찰 의견서 그대로 배척했다. 김 전 부원장은 판결 직후 법정을 빠져나가는 재판장을 향해 "이러려고 10개월 넘게 재판을 한 것입니까!!"라고 절규했지만 곧 구치소로 끌려갔다. 백강진 부장판사의 배우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신숙희 대법관으로, 지난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을 유례없는 초고속으로 심리해 원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보충 의견까지 냈던 대법관 5명 중 1명이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2021년 5월 3일 '구글 타임라인' 원시데이터 기록. 코리아경기도 빌딩에서 퇴근해 곧장 서울 반포동을 들렀다가 서초동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된다. 2024.11.13. 신알찬 변호사 제공
구글 타임라인 위치기록 비교. 검찰 주장 2021년 5월 3일과 실제 유원홀딩스를 방문한 3월 24일에 타임라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2024.11.13. 그래픽 김시몬 기자

정영학 "사실과 다른 진술해"…다른 재판부는 남욱 진술 신빙성 배척

그러나 항소심 이후 객관적인 상황은 김 전 부원장의 억울함을 뒷받침하는 쪽으로 급격히 전개됐다. 우선 대장동 민간업자 중 검찰 수사에 가장 협조적이었던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3월 11일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등 혐의 재판을 진행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에 종전 입장을 180도 바꾼 의견서를 제출했다. '피고인 정영학의 기존 진술 중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하여'라는 제목이 달린 이 75쪽짜리 의견서에서 정 회계사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기관으로부터 피고인이 작성하지 않은 자료를 제시받고 오인함에 따라) 객관적 사실관계와 다르게 진술하거나, 구속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 부담감 등으로 인해 검찰 질문 방향에 따라 잘못 진술한 경우가 상당 부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검찰이 객관적 사실관계보다 미리 정해진 결론에 맞춰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기획 수사'를 했다"고도 폭로했다.

이어 지난해 4월 8일 수원고법 형사2-3부(박광서·김민기·김종우 고법판사)는 대장동 사업 추진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 달라며 뇌물을 주고받았다는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항소심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장인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부장판사(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던 판사)가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았던 남욱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진술이 종종 번복되고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여서 믿기 어렵다"고 신빙성을 배척한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이던 최 전 성남시의회 의장도 언론에 "김용 전 부원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 당시 의사 진행 과정에서 민주당 측 간사로 회의 진행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있을 뿐, 조례안 통과를 위해 다른 역할을 한 바가 전혀 없다"고 확언했다. 이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철거업자 "유동규 3억 내가 받아"…남욱 "구글 타임라인 내용이 맞아"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대장동 사건은 대선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었다"며 김 전 부원장에 대한 조속한 석방과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수만 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는지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해 8월 20일 김 전 부원장을 상고심 단계에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보석 석방했다. 곧이어 9월 11일엔 철거업자 강철원 씨가 "2010년 이후 유동규를 만나지 않았다"고 했던 항소심 증언을 철회하고 "유동규에게 철거공사 수주를 조건으로 3억 원을 건넸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2012년 유동규를 직접 찾아가는 등 수 차례 채무 상환 독촉 끝에 2013년 말까지 전액 상환받았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유 전 본부장이 2013년 무렵 3억 원을 김 전 부원장에게 뇌물로 줬다는 검찰 공소사실의 근간이 무너진 것이다. (강 씨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조작기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공개적으로 같은 증언을 했다.)

게다가 남욱 변호사는 지난해 9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이진관 부장판사)가 진행한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FC 관련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유동규가 정진상·김용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것은 2022년 이후 수사 과정에서 검사한테 다 처음 들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10월 20일 같은 법정에 다시 나와서는 2021년 5월 3일 김 전 부원장이 퇴근길에 분당구 유원홀딩스(유동규 회사)에 들러 1억 원을 수수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두고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다던) 정민용 말로는 자기 기억이 잘못됐다는 게 제가 들은 거다. 5월 3일은 김용에게 돈을 안 준 게 맞다"며 "(구글) 타임라인인가, 그게 맞는 내용"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5월 3일에 김 전 부원장은 유원홀딩스를 방문하지도 않았다는 취지다. 또한 남 변호사는 2021년 2월 4일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들었다는 김 전 부원장 목소리에 대해서도 "사실 못 들었는데 유동규가 '너도 있었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면서 "지금 기억은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를 포함한 각계 인사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무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5.10.15. 시민언론 민들레

"김용 뇌물 얘기, 검사한테 처음 들어"…정영학은 녹취록 조작 폭로

결정적으로 남 변호사는 11월 7일 같은 법정에서 "저는 김용, 정진상에 대한 (뇌물) 얘기를 듣지 못했고 수사 과정에서 들은 게 명확하다. 그 외에 '유동규가 정진상과 협의했고 (이재명) 시장님께 보고해서 승인받았다' 이런 내용이 많은데 다 (당시 검사에게) 처음 들은 내용"이라며 "검사님이 '그러지 않았겠느냐'고 질문했고, 제가 경험한 사실은 아니지만 '그렇게 얘기하시면 그러지 않았겠냐' '그분들 시스템이 그렇다면 그렇지 않았겠냐'고 답변해 조서에 담겼다. 그게 판결문에 유죄 증거로 돼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일권 검사가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 있다. 그건 네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얘기를 들으면 구속된 상태에서 검사들 수사 방향을 안 따라갈 수 없다"고 울먹이며 "애들(남 변호사의 자녀) 사진을 보여주면서 '애들 봐야 할 것 아니냐. 여기 있을 거냐'고 했다. 그날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토로했다. 또 "검사로부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뇌물 액수) 1000만 원에 1년씩, 30년은 빛을 못 볼 거다'는 말도 들었다"며 "(내 주변) 모든 사람을 끄집어내서 다 수사, 기소할 것처럼 얘기하고, 밤에 불러서 얘기하면 심리적으로 버티기가…. 저는 못 버티겠더라"고 했다.

11월 13일엔 대장동 사건의 주요 증거인 소위 '정영학 녹취록'을 검찰이 조작했다는 정영학 회계사 본인의 폭로가 나왔다. 대장동 수사팀이 원본 파일엔 없던 '용이하고'를 검찰 버전 녹취록에 추가해 2013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김 전 부원장이 민간업자들과 유착해 역할을 한 것처럼 해석되도록 하고, 그 외 "윗어르신들"을 "위례신도시"로, "재창이형"을 "실장님"으로 뒤바꿔 이재명 대통령과 그 최측근인 정 전 실장, 김 전 부원장을 엮으려 왜곡했다는 것이다. 정 회계사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검찰이 정진상과 김용을 구속하기 위해 녹취서를 조작했다"고 단언했다.
6ㆍ3 지방선거와 같이 치러질 국회의원 재ㆍ보궐 선거에 공천을 희망했다 좌절된 이재명 대통령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민주당의 공천 배제에 대해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2026.4.28. 연합뉴스

그럼에도 대법원은 파기환송 마냥 미뤄…이재명 사건 '속도전'과 정반대

이렇게 검찰의 조작 수사, 조작 기소 정황이 줄줄이 드러났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2월 6일 항소심 선고 뒤 1년 2개월이 넘도록 판단을 미루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원심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던 '속도전'과는 딴판이다. 김 전 부원장은 세 차례 구속과 세 차례 보석을 반복하며 3년이 넘는 기간 중 절반가량을 구금 상태로 보냈다. 검찰에 체포돼 현실 정치를 강제로 떠난 지 햇수로 4년이고 나이도 1966년생으로 환갑이 다 됐다.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는 대법원 선고만 마냥 기다릴 순 없어 지난 2월부터 "나는 결백하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며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뜻을 피력했다. 이에 계파를 불문하고 최근까지 민주당 소속 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70여 명이 "김 전 부원장을 더 이상 정치검찰의 희생양으로 둘 수 없다"며 공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결국 영남 격전지를 비롯한 전국 선거 판세와 중도층 민심에 미칠 여파를 고려해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27일 기자들에게 "김 전 부원장이 당과 대통령을 위해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많은 분이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당은 지방선거와 재·보선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도 "김 전 부원장을 만나 전후 사정을 잘 설명드렸다"면서 "앞으로 선당후사의 큰 결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결국 공천 배제에 "민주당 승리 밑거름,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겠다"

이에 김 전 부원장도 '백의종군'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내린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공관위의 고심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며 백의종군하겠다"면서 "저의 희생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승리에 밑거름이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겠다"고 했다. 다만 "저에 대한 기소는 명백한 정치검찰의 조작이자 치졸한 정치 보복임을 명확히 밝힌다. 제가 여기서 무너진다면 그것은 곧 조작 수사가 승리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결코 멈추지 않고 끝까지 증명하겠다. 검찰의 조작 기소를 처절하게 깨부수고, 현장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김 전 부원장의 '백의종군하겠다'는 발언을 인용해 "미안하고 감사하다. 머지않아 더 크게 쓰임 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김용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조만간 뵙겠다. 힘내시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 전 부원장이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하남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 공천됨에 따라 공석이 된 성남분당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부원장이 2020년 제21대 총선 때 처음으로 도전했던 지역구다.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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