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리고 항의’ ‘그라운드 이탈’…월드컵서 바로 퇴장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수들의 판정 항의 방식에 대한 징계 수위가 한층 강화된다. 경기 중 입을 가린 채 상대 선수와 언쟁하거나,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경기장을 이탈할 경우 곧바로 퇴장당할 수 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를 앞두고 이 같은 새 규정을 승인했다. 새 규정은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적용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판정 항의 목적의 경기장 이탈이다. 대회 주최 측 재량에 따라 심판은 해당 선수에게 즉시 레드카드를 줄 수 있다. 선수단 관계자가 집단 퇴장을 부추긴 경우에도 같은 징계가 적용된다. 국제축구평의회는 “팀이 경기 중단을 유발하면 원칙적으로 몰수패 처리된다”고 명시했다.
이번 규정 강화의 직접적인 계기는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에서 벌어진 혼란이다. 당시 세네갈 선수단은 결승전 경기 막판 페널티킥 판정에 반발해 집단으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모로코의 브라힘 디아스가 긴 중단 끝에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세네갈은 연장전 끝에 우승했지만 이후 결과는 뒤집혔다.
아프리카축구연맹 항소위원회는 판정과 경기 운영의 혼란을 이유로 세네갈의 우승을 인정하지 않고 모로코의 승리로 결과를 정정했다. 세네갈은 현재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한 상태다.
두 번째 제재 대상은 ‘입 가리기’ 행동이다. 최근 인종 차별적 발언이나 모욕적 언사를 숨기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문제가 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월 스페인 프로축구 경기에서 발생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안니가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은 프레스티안니가 동성애 혐오 발언을 인정했다며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이후 경기장 내 언어폭력과 집단 항의 문화에 대한 강경 대응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규정은 우선 북중미 월드컵에 적용된다. 선수들의 항의 방식 자체가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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