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미 의회 연설서 “80년간 지탱해 온 것 소홀히 해선 안돼”

박은경 기자 2026. 4. 29.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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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을 국빈 방문해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묘한 견제구를 던졌다.

찰스 3세는 이날 미 워싱턴 의사당에서 약 3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어느 한 나라가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크다”며 “우리의 관계는 필수 불가결한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지난 80년 동안 우리를 지탱해 온 모든 것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며 올해로 77년째를 맞은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올해는 9·11 테러 25주년”이라며 “테러 직후 나토가 처음으로 집단방위 조항(제5조)을 발동했을 때 우리는 그 부름에 함께 응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두 차례 세계대전, 냉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는 어깨를 나란히 해왔다”며 “그와 같은 굳은 결의가 지금은 우크라이나와 그 용감한 국민을 방어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 유럽 국가들이 협조하지 않는다며 나토를 강하게 비판하고 조약 탈퇴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냉전 시기 소련,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섰던 대서양 동맹의 정신을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에둘러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영 관계에 이란전을 계기로 냉기류가 형성된 점을 의식한 듯 찰스 3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국빈 방문 때 말했듯, 미국과 영국 사이의 유대는 값을 매길 수 없고 영원하다”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서반구 우선주의’ 외교 기조와 화석연료 장려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도 뼈 있는 말도 했다. 찰스 3세는 “점점 더 내향적으로 되자는 촉구를 우리가 외면하기를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했고 기후변화에 관해선 “우리 세대는 중대한 자연 시스템의 붕괴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찰스 3세는 즉위 후 이번이 첫 미국 방문이며, 영국 국왕의 미 의회 연설은 1991년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3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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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272113015#ENT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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