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춘양' 유래된 한국의 시베리아 "사과는 건들지 말아주세요" [동서트레일 구간가이드]

서현우 2026. 4. 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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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구간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소재지로 이어지는 길로 대부분이 마을길이라 쉬운 편이다.

새터마을 뒤로 난 임도로 고개를 넘어서 춘양면으로 가는 일종의 접속구간이라 길 찾기도 쉽다.

봉화군에서 낙동강을 향해 동쪽으로 곧게 뻗을 예정이었던 영동선을 춘양면 출신의 정치인이 억지로 춘양면소재지로 끌어서 지나도록 로비를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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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8구간
48구간은 운곡천 벚꽃길을 따라 시작된다.

48구간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소재지로 이어지는 길로 대부분이 마을길이라 쉬운 편이다. 새터마을 뒤로 난 임도로 고개를 넘어서 춘양면으로 가는 일종의 접속구간이라 길 찾기도 쉽다.

춘양은 '억지춘양'이란 말이 유래된 곳이다. 사실 춘향전에서 변학도가 성춘향에게 억지로 수청을 요구했다는 의미로 '억지춘향'이란 말이 더 알려져 있지만 이곳 마을 주민들 앞에선 쉬쉬하고 억지춘양이라 하자. 현지 주장은 이렇다. 봉화군에서 낙동강을 향해 동쪽으로 곧게 뻗을 예정이었던 영동선을 춘양면 출신의 정치인이 억지로 춘양면소재지로 끌어서 지나도록 로비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만 특이하게 뒤집어진 U자 형태가 됐다. 오송역의 선배인 셈.

48구간은 애당교에서 47구간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는다. 바로 이어지는 둑길이 제법 운치 있다. 운곡천을 따르는데 고고히 흐르는 물줄기에 가득한 갈대가 선선히 흔들리고 벚나무는 일렬로 쭉 도열했다. 벚꽃 필 무렵이면 사람들이 꽤 찾아든다는 설명.

둑길이 끝나면 이제 마을길을 따라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 서동리로 나아간다. 건물과 건물 사이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이정표와 GPX에 의존해서 잘 더듬어 나아가면 번쩍번쩍 황금빛으로 된 한반도 모양의 동서트레일 조형물을 볼 수 있다. 화장실도 있다. 이어 곧 잘 포장된 임도다. 고개 중턱에 올라 뒤를 돌아보면 마치 자작나무군락이 숲에 난 새치처럼 살짝 숲 끝에 묻어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뒤로는 각화산 일대의 산이 우람하게 들어차 있다.

작은숫터골로 올라서는 길에 동서트레일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서동리로 들어서면 골짜기 안을 가득 메운 사과밭을 볼 수 있다. 지금은 빈 가지가 휑한데 사과가 주렁주렁 열릴 때면 웨딩화보 촬영을 진행할 정도로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고 한다. 다만 대부분 주민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하는 터라 꽤 애를 먹고 있다는 후문. 특히 동서트레일이 개통되면 배고픈 백패커들이나 트레커들이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주민들이 땀 흘려 키운 사과를 서리할까 근심이 매우 크다고 한다. 지속가능한 동서트레일을 위해 성숙된 등산문화가 촉구된다.

다 내려서면 도로를 따라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에 닿게 된다. 이곳은 한국 최초의 산림분야 특성화고등학교다. 그래서 교정이 범상치 않다. 각종 임업 관련 중장비들이 들어서 있다. 만약 학교에 닿았을 때 개방시간(평일 06시~07시30분, 17시~22시/휴일 06시~22시)이라면 교정 안을 둘러봐도 좋다. 특이하게도 교내에 보물이 있다. 봉화 서동리 동서 삼층석탑이다. 신라 사찰 남화사의 옛터에 들어섰던 탑으로 아름다운 비례와 정제된 조형미를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고택스테이가 가능한 의양리 권진사댁.

춘양 시장으로 들어서기 전, 고택스테이가 가능한 의양리 권진사댁이 나온다. 조선시대 학자 성암 권철연 선생이 살던 집으로 ㅁ자형으로 구성된 집의 형태가 흥미롭다. 춘양목을 써서 만든 집으로 처마에 달아둔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부르는 노래에 절로 지친 몸이 회복된다. 백패킹에 지치고 시골 모텔이 싫다면 이곳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계획해 봐도 좋겠다.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된다. 문의 054-672-6118.

이제 억지춘양시장을 통해 면 소재지로 들어선다. 춘양면은 남북으로 긴 협곡이라 늘 기온이 낮고 봄도 짧아 '한국의 시베리아'란 별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억지춘양시장.

▶코스

애당교~작은숫터골~서동길삼거리~서원교~춘양안내소

▶거리

11km

▶소요 시간

4시간30분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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