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물류봉쇄 장기화에 화물연대•가맹점주 갈등 확산
물류 봉쇄에 점주들 “생존 위협” 호소에도 사태해결 진전 없어
노란봉투법 해석 논란까지 겹치며 해결 기미 안보여

화물연대의 편의점 CU 물류센터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CU 가맹점주들이 화물연대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CU가맹점주연합회(연합회)는 지난 27일 입장문을 통해 “파업에 참여한 배송기사를 통해 공급되는 상품은 수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구책”이라며 “물류 중단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의 생존 문제로 직결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지만, 협상 결과와 별개로 점주들의 생존을 위협한 기사들과는 향후 함께 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BGF리테일을 향해서도 물류 정상화 대책과 피해 보상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을 선언한 후 전국 16개 지역 지부 중 8개 지역 지부, 약 300명 규모의 조합원을 진천 허브센터에 배치하고 무기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17일부터 조합원들이 입·출차를 막으면서 센터 가동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 여파로 하루 약 15만 개 수준의 간편식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국 3000여 개 점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CU 점포에서는 삼각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핵심 상품 공급이 중단되며 매출 감소가 가중되고 있다.
현장 점주들에 따르면 일부 매장의 하루 매출은 기존 210만 원 수준에서 160만~170만 원대로 떨어졌다. 주요 상품이 빠진 매대를 본 소비자들의 발길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현재 화물연대는 BGF로지스와 4차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운송료 인상, 휴무 확대, 손해배상 청구 금지,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하며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계약 구조상 지역 운송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사용자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법은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교섭 범위를 넓히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질적 지배력’과 ‘구조적 통제’ 등 핵심 개념이 불명확해 현장에서 혼선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교섭 대상’과 ‘피해 주체’의 불일치에서 찾는다. 노동 조건 개선 요구는 정당할 수 있지만, 생산시설과 물류망 봉쇄로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필수 생활물류의 최소 공급 유지 장치, 불법 봉쇄 기준의 법제화, 제3자 피해 보상 체계 구축 등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노란봉투법의 미흡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의 부재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욱 기자 ea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