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했던 겨울, 시장의 그 판단은 틀렸다? 반전의 괴력 선보이는 무라카미[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시장의 판단이 틀렸던 것일까. 무라카미가 초반 반전의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지난겨울 '반전의 승리'를 거뒀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선수의 영입전에서 최종 승자가 된 것. 화이트삭스는 태평양을 건너온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새 팀이 됐다.
의외의 결과였다. 2000년생 일본인 거포 무라카미는 FA 시장을 뒤흔들 최대어급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시장은 무라카미에게 냉담했고 FA '빅네임' 영입전에서 주목받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화이트삭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무라카미는 일본 프로야구 무대를 지배한 거포였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2018년 프로 1군에 데뷔한 무라카미는 8년 동안 1군 통산 892경기에 출전해 .270/.394/.557 246홈런 647타점을 기록했다(이하 기록 4/28 기준).
워낙 투고타저인 일본 프로야구 무대인 만큼 2할7푼의 타율도 낮은 것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무라카미는 통산 3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5번이나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21-2022시즌 2년 연속 센트럴리그 MVP에 올랐으며 특히 2022시즌에는 141경기에서 .318/.458/.710 56홈런 134타점을 기록해 일본 프로야구 최연소 트리플크라운, NBP 역대 일본인 한 시즌 최다홈런 신기록, 이승엽과 함께 아시아인 시즌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쓰는 등 그야말로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했다. 정교함이 아주 뛰어나지는 않았고 거포답게 삼진도 많았다. 아주 부진한 것은 아니지만 커리어하이였던 2022시즌 이후 성적이 하락했고 2025시즌에는 부상으로 1군 56경기 출전에 그쳤다. 성적 하락에 건강 문제까지 있었던 무라카미는 불안요소를 안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했다.
2000년생 어린 나이와 일본에서 확실한 성공도 거둔 만큼 총액 2억 달러에 육박하는 계약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빅리그 구단들은 무라카미의 장점보다 단점에 집중했고 무라카미는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 달러 계약을 맺는데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먼 팀 중의 하나인 화이트삭스는 다른 구단들의 저평가 덕분에 젊고 재능있는 타자인 무라카미를 그리 크지 않은 계약으로 품을 수 있었다.
3월까지만 해도 시장의 눈이 정확한 것처럼 보였다. 무라카미는 WBC에 일본 대표팀 멤버로 출전했지만 5경기 .211/.286/.368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부진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도 9경기 .276/.323/.448 1홈런 3타점을 기록해 제대로 장점을 선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달라졌다. 무라카미는 개막전 홈런을 시작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와 개막 3연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장타력을 데뷔 첫 3연전부터 확실히 선보였다.
개막 첫 주 이후 침묵이 길어지며 4월 13일(이하 한국시간)에는 타율이 0.15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첫 16경기 성적은 .157/.323/.392 4홈런 7타점. 하지만 이후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린 무라카미는 성적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이후 13경기에서 .327/.426/.788의 슬래시라인과 함께 8홈런 16타점을 몰아쳤다. 그리고 28일까지 29경기에서 .243/.373/.592 12홈런 23타점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비록 타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고 삼진도 41개나 당했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에서 반전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단점들을 충분히 상쇄할만한 장점을 과시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무라카미다.
리그 상위권의 배트스피드, 최상위권의 타구속도를 바탕으로 무려 62.7%의 강타비율, 23.7%의 배럴타구 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무라카미는 지금 배트에 맞기만하면 괴물같은 타구가 나오는 선수다. 타구 질이 반영된 지표인 기대가중출루율(xwOBA)은 0.408로 리그 상위 5%에 해당하고 컨택 시 기대가중출루율(wxOBAcon)은 상위 1%인 0.597이다. xwOBA, xwOBAcon 두 지표 모두 오타니 쇼헤이(LAD, 0.405/0.499)보다 높은 수치를 쓰고있다.
슬라이더와 스위퍼, 두 구종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 무라카미지만 포심, 체인지업, 커브, 싱커, 커터 등 다른 대부분의 구종을 상대로는 질 좋은 타구를 계속 날리고 있다. 포심에 강하고 오프스피드에도 대처가 되는 만큼 성적이 더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초반이지만 무라카미는 충분히 의미있는 모습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과연 무라카미가 끝까지 시장의 평가를 비웃는 맹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무라카미 무네타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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