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꽃시단] 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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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아픔이 다시 노오란 유채꽃 빛과 함께 찾아왔다.
그날은 우리가 다시 한번 4월이 가기 전 더 깊이 새겨야 할 아픔이다.
꽃은 다시 피기 위해 지는 것으로 그 아픔 넘어 다시 길이 열린다.
올해 4월의 꽃들이 유난히 더 화려하게 피어난 건 그 슬픔 절대 잊지 말라는 경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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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 까맣게 도드라지던 문양처럼
뜨거운 바람이 대지를 쓸고 지나간 뒤
오톨도톨 꽃이 핀다
해저에서 인양한 아이들 상여가
울음을 끌고 와서 세상을 문지를 때
바람이 목구멍을 통과하며 말이 오듯이
어둠이 하늘을 지나간 뒤 별이 돋듯이
외부가 지나간 뒤 안으로 오는 생명들
얼마나 많은 슬픔이 지나가야
우리는 눈뜰 수 있을까
걸음을 멈춘 무명의 어린 발들이
유류품 보관함에서
남은 길 홀로 걸어간 뒤

4월의 아픔이 다시 노오란 유채꽃 빛과 함께 찾아왔다. 12년 전이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의 병풍도 해상에서 전복되어 침몰하였다. 너무나도 아깝고 소중한 304명의 목숨이 맹골수도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날 아침은 많은 학생들을 기대에 부풀게 한 제주도 여행길이었다. 그 이후 열두 번의 봄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올해의 꽃들은 유난히도 화려하게 피었다. 그날은 우리가 다시 한번 4월이 가기 전 더 깊이 새겨야 할 아픔이다. 그것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절대 기억이다.
얼마나 많은 슬픔이 지나야만 우리 다시 눈을 뜰 수 있는 것일까. 올해도 여기저기 불의의 사고로 숨진 생명 들이 줄을 잇고 있다. 꽃은 다시 피기 위해 지는 것으로 그 아픔 넘어 다시 길이 열린다. 그러나 사람 목숨은 하나. 지는 순간 영원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4월은 걸음을 멈춘 무명의 어린 발들이 유류품 보관함에서 남은 길 외롭게 홀로 걸어간 날이다. 그 뒤를 따르며 꽃들은 피는 것이니. 올해 4월의 꽃들이 유난히 더 화려하게 피어난 건 그 슬픔 절대 잊지 말라는 경고일 것이다.
- 김완하(시인·시와정신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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