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돔구장, 황금알 낳는 거위 되려면
<5> 다목적 돔구장, 흑자 경영 필요 조건은
대한민국 문화산업 메카의 희망, 천안아산 돔구장
2031년 KTX천안아산역 인근 5만석 규모 돔 건립 예정
도쿄돔 비경기 매출 56% 기록… 숙박·쇼핑 연계 필수
공공 운영 한계 극복 위해 민간 전문기업 마케팅 도입
에스콘필드 연 400만명 방문… 구장 밖 체류공간 설계
재원 구조·운영 모델·주변 시설과의 시너지 가장 중요

[충청투데이 김영정 기자] 충남도는 지난 10일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구상을 발표한지 5개월만으로 이례적인 속도감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 따르면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는 2031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K팝 공연과 대형 전시회, 프로야구, 축구, 아이스링크가 가능한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특히 2030년까지 6735억 원이 투입돼 건립되는 광역환승복합센터이 완공되면 돔구장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 돔구장까지의 거리가 30분∼1시간 내에 연결되면서 지역 관광산업, 지역상권,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충남도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 이후 일본과 대만 등 돔구장을 건립해 운영 중인 해외 취재를 통해 향후 돔구장 건립과 방향, 비전 등에 대해 기획 시리즈로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주>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의 성공 요건 중 하나가 흑자 운영 시스템이다.
케이(K) 팝과 스포츠 등 대한민국 문화산업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돔구장의 기대 효과는 무궁무진 하지만 돔구장 운영비가 도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민간 기업이 운영을 맡을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흑자 운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설 개선에 투자하고 서비스를 향상시켰을 떄 돔구장이 가져올 기대 효과도 배가 시킬 수 있다. 짜임새 있는 운영으로 가동률을 높이고 돔구장을 관광 상품화하는 전망대나 견학 프로그램, 기업 홍보존 등 사업 다각화로 흑자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호텔과 쇼핑몰, 테마시설 등과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돔구장 수익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공연이나 이벤트 경험을 갖춘 전문 기업에게 운영을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 삿포로돔 관계자는 천안아산 돔구장 프로젝트에 대해 "기술적 화려함보다 중요한 것이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라고 조언했다.

-도쿄돔·삿포로돔·에스콘필드… 흑자 운영의 조건은
일본 도쿄돔은 돔구장 수익 구조가 경기장 안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앞선 시리즈에서 살펴본 것처럼 도쿄돔은 야구와 공연이 열리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호텔과 쇼핑몰, 온천, 테마시설 등을 함께 묶은 복합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쿄돔 시티 전체 매출 중 경기장 본연의 운영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4%, 나머지 56%는 도쿄돔 호텔의 숙박 및 온천 시설, 쇼핑몰 임대료 등 '비경기 부대시설'에서 발생한다. 경기장 자체보다 관람객이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수익성을 가르는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은 공공이 소유·운영하는 대형 돔의 한계와 회복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사례다.
삿포로돔을 홈구장으로 쓰던 일본 프로야구팀 닛폰햄 파이터스가 홈구장을 에스콘필드로 옮긴 뒤 삿포로돔은 2023년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도에는 4300만 엔 흑자로 돌아섰다.
전시회와 콘서트, 네이밍라이츠, 신규 이벤트 확대 등은 흑자 운영의 배경이 됐다.
특정 구단이나 특정 종목에 기대지 않고 연중 활용 구조를 다시 짜면 공공 운영 돔도 수익 구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삿포로돔의 와타나베 치카코(Chikako Watanabe) 총무부 계장은 "공공기관은 공평성을 우선시하지만, 돔구장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민간의 유연한 스케줄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순환되는 공무원 조직보다 장기적인 영업 전략을 세우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민간 기업의 경영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귀뜸했다.

일본 에스콘필드는 또 다른 방향의 사례다.
야구장 하나를 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숙박과 온천, 식음, 체험시설까지 묶어 체류형 공간으로 설계했다. 에스콘필드를 운영하는 일본햄그룹 자료에 따르면 에스콘필드가 포함된 볼파크 사업 매출은 251억 엔, 영업이익은 36억 엔까지 늘었다. 연간 방문객도 400만 명을 넘겼다. 경기 없는 날에도 찾는 사람이 이어지는 이유는 야구장 자체보다 구장 밖에서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사례는 돔구장이 더 이상 경기나 공연만 치르는 단일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 일정이 없는 날에도 전시와 이벤트, 쇼핑과 숙박, 식음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운영의 폭이 넓어진다. 에스콘필드가 운영 중인 야구장 견학 프로그램은 이미 유명한 관광상품이 됐다.

-고척돔 운영비… 국내에서도 보이는 과제
국내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서울시 산하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한다.
서울시 재정포털 기준 2026년 고척돔 운영 예산은 121억 9409만 5000원이다. 좌석 수는 약 1만8000석 수준으로,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석당 연간 67만 원 안팎의 운영 예산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 수치를 천안아산 돔구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대형 돔이 일반 야외구장과 다른 운영 구조를 가진다는 점은 보여준다. 실내 대형 시설은 냉난방과 전기, 시설 보수, 안전관리 부담이 상시적으로 따라붙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가 수익 구조의 방향을 보여줬다면, 고척돔은 국내에서 돔 운영비 현실을 보여주는 기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충남도는 천안아산 돔구장을 단독 시설로 보지 않고 있다. 도는 2030년까지 6735억 원을 들여 조성하는 광역복합환승센터와 돔구장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고, 천안아산역 일대에 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e스포츠경기장 등도 함께 추진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공연과 스포츠, 전시, 게임 콘텐츠, 교통 기능이 한곳에 모이면 집객력과 체류 시간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천안아산 돔구장이 단순한 체육시설에 머물지, 충남 문화산업의 기반시설로 자리 잡을지는 재원 구조와 운영 모델, 주변 시설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김영정 기자 yeongjeong08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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