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넥센 영업익 40%대 증가 전망…금호는 화재 여파에도 흑자 기조 교체용·고인치 타이어가 실적 방어…하반기 원재료·운임 부담 본격화
국내 타이어업계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은 아직 실적에 본격 반영되지 않은 가운데, 교체용 타이어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금호타이어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넥센타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국내 주요 타이어 3사는 올해 1분기 실적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1분기 매출이 1조16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광주공장 화재 여파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나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차용(OE) 타이어 및 교체용(RE) 타이어 수요 동반 성장이 실적 하단을 받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타이어도 같은 기간 41.3% 늘어난 57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업계의 1분기 호실적은 신차용 타이어보다 수익성이 높은 교체용 타이어 비중 확대가 주효했다. 신차 판매 흐름에 영향을 받는 OE 타이어와 달리 RE 타이어는 차량 운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경기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작용했다.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판매 확대도 평균판매단가를 끌어올렸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가 무겁고 순간 가속력이 높아 일반 타이어보다 내구성과 접지력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이 때문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와 SUV용 고인치 타이어가 제품 믹스 개선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전기차 타이어 비중이 2023년 15%에서 지난해 27%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이 이어지고 고급 SUV 수요가 늘면서 타이어업계도 단순 물량 확대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환율 흐름도 수출 비중이 높은 타이어업계에는 일부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내수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원화 약세가 외형 확대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됐고, 기존 판가 인상 효과도 1분기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하반기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합성고무의 핵심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크게 뛰었고, 카본블랙과 천연고무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부타디엔은 원유에서 뽑아내는 에틸렌 생산 공정의 부산물로, 원유 공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합성고무 가격이 상승해 타이어 제조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해상운임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타이어는 부피가 큰 제품 특성상 컨테이너선 운송 의존도가 높은데, 중동 리스크와 물류 차질 우려로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이 오르면서 수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재료와 운임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상반기까지는 기존 재고와 계약 가격,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일정 수준 방어가 가능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이러한 원가 부담이 본격적으로 손익에 반영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부품 관세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해부터 적용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가 올해는 연간 단위로 반영되는 만큼, 북미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을 더 높이고 원자재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타이어 3사의 이익은 지난해 인상한 가격과 안정화된 투입원가, 운임비 영향으로 올해 2분기까지는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그러나 중동 전쟁에 따른 주요 타이어 원부자재의 가격 상승이 2분기 말~3분기 이후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고, 고유가 지속 시 운임비 상승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