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주문도 ‘내일 도착’···이커머스 배송전, 수익·안전 딜레마

조건희 기자 2026. 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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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마감 연장·11번가 지연 보상···속도전 넘어 서비스 고도화
쿠팡·컬리, 새벽배송 인프라 지속 확대···출혈 경쟁 우려도
전문가 "산업 발전 긍정적이나 물류 노동자 안전 대책 선행돼야"
G마켓은 새벽배송의 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연장했다. / 자료 = G마켓 제공.

[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당일 주문, 익일 배송'을 내건 이커머스 업계의 속도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배송 시간 단축을 넘어 주문 마감 연장과 지연 보상까지 도입되며 서비스 고도화 경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만 과도한 투자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물류 노동자의 안전 문제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G마켓은 '스타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밤 11시에서 자정까지 1시간 연장했다. 스타배송은 약속된 날짜에 배송을 보장하는 도착보장 서비스다.

G마켓은 지난 설 연휴 기간 한 차례 스타배송 시간을 오후 8시에서 오후 11시로 시범 연장했다. 다시 2개월 만에 배송 마감 시간을 1시간 늘린 것이다. 회사 측은 지난 설 연휴 연장된 마감 구간(20시~23시) 판매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6%를 넘어섰다며 이번 시간 연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G마켓 관계자는 "이번 스타배송 시간 연장은 고객의 구매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이를 통해 재방문율, 재구매율 등의 활성 고객 지표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속도 경쟁보다 약속 기반 신뢰 배송에 차별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11번가는 빠른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에 지연 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슈팅배송은 낮 12시 전 주문 시 수도권 지역에 한하여 당일에 배송하고 자정 전 주문 시 전국 익일배송하는 서비스다. 11번가는 여기에 결제 단계에서 안내된 도착 예정일보다 배송이 지연될 경우 11번가에서 사용 가능한 '11페이 포인트' 1000포인트를 지급하도록 했다.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원화했다. 지난 2월 컬리는 전날 밤 11시부터 당일 오후 3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그날 밤에 배송해주는 '자정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컬리는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주문 시 익일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샛별 배송' 서비스도 함께 운영 중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중심으로 밤 12시 전 주문 시 익일 도착하는 서비스를 내세웠다. 특히 쿠팡은 멤버십 회원인 와우회원 대상으로 배송 서비스를 세분화해 무료배송, 로켓프레시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쿠팡은 새벽배송 대상 상품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6일 쿠팡은 전국 주요 수산시장이나 항구 인근 소상공인의 로켓프레시 입점 업체 수를 10곳으로 늘렸다. 부산 자갈치 시장, 여수 수산시장, 제주·노량진·진도 등 주요 산지 상인들이 포함됐다. 일부 입점업체는 직원의 30% 이상이 새벽배송 업무만 전담하고 있을 만큼 새벽배송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배송 부문에서 이커머스 3사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 자료 = 한국소비자원 자료 캡처

국내 빠른 배송 시장은 그간 쿠팡이 로켓배송을 앞세워 주도해왔다. 유료 멤버십 기반 무료배송·빠른배송 혜택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면서 시장 표준을 형성했고, 이후 업체들이 도착 보장, 미도착 보상, 풀필먼트 고도화에 나서며 경쟁 강도가 높아졌다. 네이버는 'N배송'을 통해 오늘·내일·일요·희망일 배송 등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고, SSG닷컴 역시 '쓱배송' 고도화를 통해 주간배송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새벽배송 경쟁이 심화될수록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새벽배송은 일반 배송보다 인건비도 높고, 대규모의 배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특히 신선식품 중심의 배송은 콜드체인 유지와 재고 관리 비용까지 더해져 구조적으로 비용이 높다.

실제 컬리는 평택, 김포 등 수도권 거점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입고부터 배송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풀 콜드체인을 기반으로 당일배송망을 완성했지만, 장기간 투자 부담으로 적자를 지속하다가 최근에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쟁이 산업 발전을 이끌면서도  현장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업체가 배송 시스템이나 인프라 구축이 덜 된 상태에서 단순히 배송 시간을 단축하려 하면 근무 현장의 안전성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새벽배송 경쟁 자체는 산업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만 노동자의 안전 문제에 대한 해법이 우선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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