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리 없어 폐업…면허도 들고 있을 이유 없네요" [경고음 켜진 지역 건설업]

함성곤 기자 2026. 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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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꾸준히 현장을 돌며 회사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이후 4~5년 전부터 일거리가 눈에 띄게 줄면서 버티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폐업신고 증가를 단순한 업체 정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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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음 켜진 지역 건설업]
건설업계 강제폐업·면허 반납 줄이어
충청권 4월 전문건설기업 137곳 폐업
일용직·기능인력 시장 등 타격 가시화
중장기적 업체풀 얇아질 수 있단 우려
"규제보단 유동성 지원·일감 공급 필요"
건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1. 2001년 개인사업으로 시작해 법인 전환까지 하며 25년 가까이 전문공사업을 이어온 대전의 한 업체 대표는 올해 1월 결국 사업을 접었다. 한때는 꾸준히 현장을 돌며 회사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이후 4~5년 전부터 일거리가 눈에 띄게 줄면서 버티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돈이 잘 벌리면 폐업할 일이 없는데, 결국 일거리가 없으니까 그만두게 된 것"이라며 "지금은 다른 회사에 들어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2. 대전의 또 다른 업체들은 수익성이 떨어진 업종부터 정리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었다. 한 업체는 실내건축공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업종만 남겼고, 다른 업체는 대전에서 토목공사업 입찰이 잘 나오지 않아 3년간 실적이 없는 종합면허를 반납한 뒤 전문건설업 면허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는 "일이 없는 업종은 유지해봐야 비용만 나간다"며 "입찰 자체가 줄면 면허를 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 건설업계가 직면한 '폐업 도미노'의 사례들이다. 지역 건설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폐업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간판을 아예 내리는 완전 폐업은 물론, 일감이 끊긴 업종 면허부터 반납하며 몸집을 줄여 버티는 이른바 '강제 다이어트'가 일상이 되고 있다.

건설 불황이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산업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전국 건설업 폐업신고는 올해 1분기 1088건으로 1분기 기준 2014년 이후 처음 1000건을 넘겼다. 특히 지난 3월 폐업신고 345건 가운데 295건, 85.5%가 전문건설기업이었다.

충청권에서도 올해 4월 기준 폐업신고 165건 중 137건이 전문공사업으로, 건설 산업 하단부부터 퇴출 압력이 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건설업체의 위기가 개별 기업의 도산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전문공사업은 실내건축, 철근·콘크리트, 도장·방수·석공 등 공종별 시공을 맡는 경우가 많아 종합업체보다 규모가 작고 하도급과 지역 발주 의존도도 큰 편이다.

이들 업체가 흔들리면 원청보다 먼저 자재업체와 장비업체, 일용직·기능인력 시장이 타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역 건설업이 지역 경제의 '핵심 기반'으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2026 지역건설산업통계'에서 건설업을 단순한 시공을 넘어 전·후방 연계 산업의 파급효과와 고용 창출을 견인하는 핵심 엔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후유증은 앞으로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업체 정리와 업종 축소가 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업체 풀 자체가 얇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대규모 공공공사나 개발 사업이 재개되더라도 이를 감당할 '지역 선수'들은 없고, 역외 업체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최근 폐업신고 증가를 단순한 업체 정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 건설 생태계 전반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문규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은 "지금 건설업 상황은 단순한 경기 침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위기"라며 "이를 방치하면 지역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만큼, 규제보다 유동성 지원과 일감 공급을 우선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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