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매일 달라져, KBO는 아니라지만…누군가는 해야 할 말" 박민우 작심발언 어떻게 봐야하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리그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가 도입된 지 벌써 3년째다. 도입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 없는 방식을 KBO가 선도적으로 시도한다는 이유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ABS는 보란듯이 KBO리그에 안착했다. 무엇보다 팬들이 ABS를 격하게 환영했다. 도입 첫 날부터 이제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는 ABS의 판정에 의문을 보이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이견은 구장별 차이다. 도입 3년째인 2026년에도 많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특정 구장의 스트라이크존은 어떤 특성을 지녔다고 생각하며 경기를 준비한다.
심지어 단 한 시즌만 보내고 떠난 외국인 선수도 구장마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로건 앨런은 '전 두산' 로버트 스탁이 SNS에 남긴 KBO리그 ABS에 대한 질문에 "모든 야구장의 존이 다르다. 보정이 이뤄지지 않아 어떤 곳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말도 안되게 낮게 설정돼 있었다. SSG와 원정경기를 치를 때는 공이 3분의 2개는 빠졌는데도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KBO리그에서 뛰는 모든 이들을 위해 ABS가 개선됐으면 한다"고 썼다.
구장별 차이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을 정도고, 나아가 개별 경기에서도 차이를 보인고 느끼는 관계자들도 있다. 다만 이런 의견을 대중 앞에서 드러내는 이는 이제는 거의 없다. ABS 도입 후 이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양 팀이 같은 기준이면 된 것 아니냐'는 식이다(경기장마다 차이가 있다는 주장과 양 팀이 같은 기준이라는 주장은 서로 다른 범주에 속하는데도).
여기에 부담을 느낀 선수들은 외부에 ABS에 대한 불만이나 이견을 내지 않게 됐다. 그런데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를 마친 뒤 NC 주장 박민우가 '작심발언'에 나섰다.
박민우는 경기 후 중계사와 인터뷰에서 "오늘 ABS가 말도 안 됐다. 오늘은 우타자 몸쪽을 잡아주는구나, KBO는 똑같다고 하지만 완전히 다르다. 매일. 1회 그쪽 보더라인 들어온 공에 삼진을 먹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웃어넘기는 듯한 중계진의 목소리에도 박민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기계니까, 팬분들이 그래도 구장마다 다르고 매일 달라도 양 팀은 똑같다고 생각하시니까. 선수들은 KBO가 아무리 똑같다고 해도 참고 하는 중이다"라며 "안 하면 모르니까,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KBO는 ABS 도입 첫 해인 2024년 5월 9일 1군 경기가 열리는 9개 구장에서 ABS 정확성 테스트를 진행했다며 '평균 4.5㎜ 이내의 정확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홈플레이트에 폼보드를 설치한 뒤 피칭머신 등 장비로 투구해 도착 지점을 표시하고, ABS 장비가 측정한 도착 지점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정확성을 확인했다.
구장별로는 좌우 폭은 고척스카이돔이 5.8㎜로 가장 컸고, 대전한화이글스파크가 3㎜로 가장 적었다. 상하폭은 잠실야구장이 6.7㎜로 가장 크고 고척돔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2.5㎜로 가장 오차가 적었다. 이 작은 오차가 KBO가 주장하는 'ABS의 완전 무결성'을 해치는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갈릴 수 있다. 테스트 방식을 문제삼을 수도 있지만 그 역시 의견 차이로 생각하자.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의 경우는 어떨까. KBO리그보다 3년 늦은 올해부터, 그것도 전면 ABS가 아닌 챌린지 방식의 ABS를 사용하는 메이저리그는 기계 판정의 오차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용 방법도 다르지만, 오차를 받아들이는 방법 또한 다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달 "ABS는 완벽하지 않다"는 기사에서 "사무국 측은 투구가 측정한 위치에서 0.39인치(약 9.9㎜) 안에 들어올 확률이 95%, 0.48인치(약 12.2㎜) 안에 들어올 확률은 99%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ABS 챌린지 화면에서는 0.1인치 이내의 차이로도 볼과 스트라이크가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ABS가 오판을 내릴 확률이 있다는 얘기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AJ 힌치 감독은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10분의 1인치도 안 되는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방식에 동의하는 순간, 측정과 판정, 논쟁에 미세한 오차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볼이지만 스트라이크일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까지 완벽하게 잡아낼 수는 없다. 그게 바로 야구의 일부"라고 말했다.
'양 팀이 공평하면 된 것'이라는 한국에서의 반응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박민우의 한 마디가 '작심 발언'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이 때문 아닐까. 어쨌든 박민우는 아주 큰 용기를 냈다. 야구계 안팎에서 의문스러워하지만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과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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