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한달 일하면 ‘공정수당 38만원’…고용불안 클수록 더 큰 보상

박다해 기자 2026. 4. 2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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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
기간제에 최저임금의 118% 보장
단기계약 원칙적 금지…예외는 심사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을 보고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에서 1년 미만 기간제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공정수당’을 새롭게 도입하겠다고 나선 것은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정규직·비정규직 격차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가 28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대책’에는 1년 미만·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 채용의 원칙적 금지, 공정수당과 적정 임금 지급, 복지 혜택에서 차별 시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달만 일해도 ‘38만원’ 공정수당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계약 만료 시 근무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최저임금의 118%로 254만5천원)의 8.5~10%를 수당으로 지급하는 ‘공정수당’ 제도가 도입된다. 이는 일종의 ‘퇴직수당’을 의미한다. 계약기간이 짧을수록 고용 불안정성이 크다고 판단해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한다. 1~2개월 근무자는 기준금액의 10%(38만2천원), 11~12개월 근무자는 8.5%(248만8천원)를 받게 된다. 공정수당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출한 만큼, 실제 받는 금액은 해마다 변동된다. 공정수당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1년 도입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공공부문에 전면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단기계약일 때 더 높은 보상률을 적용해 노동자의 고용 불안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장기 계약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소한 최저임금의 118%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생활임금의 평균(최저임금의 118%)을 적정 임금으로 설정하고, 월 정액 임금이 이에 미달하는 계약직의 경우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것이다. 기간제 노동자의 급식비, 복지포인트, 명절상여금 등 ‘복지 3종’ 실태도 파악해, 고용 형태에 따른 격차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1년 미만 계약직 채용 원칙적 금지

다음달부터 공공부문에서 1년 미만 계약직이나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부가 ‘단기 계약직 채용 금지’까지 꺼내 든 것은 그만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지난 2~3월 공공부문 약 2100곳을 조사한 결과, 기간제 14만6천명 중 1년 미만 계약이 7만320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기간제 2명 중 1명은 단기 계약으로 일상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단기 계약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사전심사제를 거쳐 업무 특성, 계약기간, 인원 등을 살펴 예외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기존 노동자 중 상시·지속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단기 계약을 반복했다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한다. 비정규직 공시 제도도 강화된다. 공공부문 기관별로 비정규직 규모, 비중 등을 관리하고 전년보다 비정규직 비중이 확대된 경우 반드시 사유를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여러 과제도 지적됐다. 정영훈 부경대 교수(법학)는 공정수당에 대해 “수당 지급만 부각될 경우 ‘돈만 더 주면 기간제 채용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민간에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는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적극적 고용안정 도모’ 등 추상적인 언급에 그쳤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속 가능한 예산 확보도 변수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 규모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국노총은 “차별 시정을 넘어 적정 임금, 적정 처우가 실제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공정수당은 중앙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별로 각각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하는 것”이라며 “기간제 채용을 줄이란 취지이기 때문에 예산 편성과 집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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