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온도] 노동절에도 못 쉬는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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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노동절이다.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었고,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있었던 대규모 총파업을 계기로 전 세계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과 연대를 위한 노동절이 만들어졌다.
노동절은 1994년 유급휴일로 법제화되었으나, 그동안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공무원, 교사,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은 제외되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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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도 쉴 수 없어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부터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19세기 산업혁명 시기 노동자들은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의 부속품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었고,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있었던 대규모 총파업을 계기로 전 세계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과 연대를 위한 노동절이 만들어졌다. 노동절은 1994년 유급휴일로 법제화되었으나, 그동안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닌 공무원, 교사, 특수고용직 종사자들은 제외되어 왔다. 최근 국회에서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이들 역시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우리 사회의 가장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들이 일하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이나 농·어촌에서는 노동절에도 휴식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절 당일이 아닌 직전 주말에 모여 집회를 연다. 지난 4월 26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노동절 집회에서 이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올해에만 16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골절된 발로 8시간을 서서 수업해야 했던 강사, 병원에서 일을 중단하라는 진단을 받고도 계속 일을 강요받은 농장 노동자,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삶을 포기한 노동자들. 여기에 더해 최근 경기 화성에서는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에어건을 쏴 장기가 파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인천의 한 공장에서는 관리자가 외국인 노동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었다. 이주노동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더 이상 은밀하지 않다. 오히려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구조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특정 사업장에 묶어두고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사업주의 동의 없이는 일터를 옮기기 어렵고, 반대로 사업주는 상대적으로 쉽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다. 이 비대칭적 구조 속에서 노동자는 사실상 '선택권 없는 노동'을 강요받는다. 떠날 수 없는 노동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고, 그 침묵 위에서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괴롭힘과 폭력이 반복된다.
국제 기준 역시 분명하다. 국제노동기구는 강제노동 금지와 노동권 보장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사업장 변경 제한 제도를 개선할 것을 반복적으로 권고해왔다. 노동자가 자유롭게 일터를 이동할 수 없는 구조는 국제적으로도 강제노동의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노동절에 쉴 수 있는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사업장을 떠날 수 있는 권리다. 이는 특별한 요구가 아니라 최소한의 기준이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노동권 침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즉각적인 보호와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노동절은 기념일이 아니라 국제적 기준과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는 날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외침은 과장이 아니다. 이주노동자의 생명과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은, 이주노동자의 자유로운 사업장 변경을 보장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