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가정의 달이 안타까운 부모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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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입양 업무를 담당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이 '국가'아동권리보장원으로 새롭게 출범하였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출범은 입양의 공공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동권리보장원과 협업하여 5천만 인구의 아동입양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대한사회복지회 직원 규모와 비슷하다.
입양은 아동에게 최적의 가정을 찾아주는 과정이며, 이를 위해 부모에게는 또한 '내 입장의 아동 중심'이 아닌 '아이의 관점'에서 준비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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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입양 업무를 담당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이 '국가'아동권리보장원으로 새롭게 출범하였다. 「정인이 사건」과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 아동의 권익을 국가가 최우선으로 보장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다. 그러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입양을 원하는 부모들은 결연 이후 입양까지 행정 절차가 지나치게 오래 걸리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아동 중심의 입양이라는 명분을 실천할 수 있는 현장의 물리적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의 출범은 입양의 공공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현재 보장원의 인력 규모와 구조로는 전국의 입양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입양은 서류 심사로 끝나는 행정 업무가 아니라, 아동과 부모의 삶을 밀착 관찰하고 평가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 서비스다.
독일에 눈을 돌려 보자.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 주변 생활인구를 합쳐도 30만명 규모가 안되는 어느 시의 아동청소년국(Kinder-und Jugendamt)은 입양 전담 인력을 10명 이상 고용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과 협업하여 5천만 인구의 아동입양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대한사회복지회 직원 규모와 비슷하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중앙 조직에만 인력이 집중되어 있어 부모와 아이들의 삶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보장원 전담 인력이 수십 명 수준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국의 사례를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입양을 원하는 부모와 그 가정에 들어가 살게 될 아이 간 관계와 생활 상황을 추적하고 분석하면서 입양의 적절성 판단과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주는 지원을 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지역 중심, 삶의 현장 중심 입양 서비스 구축이다. 현재의 중앙집중적 구조로는 부모와의 정기적인 면담이나 가정방문이 형식적으로 되기 쉽다. 그래서 우선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입양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야 한다. 광역 단위에서 지역 내 입양 가정과 밀착 소통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교육을 전담한다면, 현재 발생하는 부모와 아이 간 미스매치와 절차 지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지역 가정법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지역 기반 인력 배치는 절실하다. 입양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지역 법원과의 간극을 메우고, 입양 관련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여 법원과 논의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더욱 본질적인 지점은 아동 중심의 결연 과정이다. 결연 이후에도 아이와 부모가 만나는 횟수나 시간이 정형화된 절차에 묶여 있어, 아이의 심리적 상태나 부모와 아동 간 관계의 질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어렵다. 아이가 입양 가정에서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하며 전문가가 이를 관찰하고 지원하는 '시험적 양육 기간'을 내실화해야 한다. 단순히 서류상의 판정을 넘어, 아이와 부모가 실제 삶의 현장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국가가 동행하며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아이가 말을 못 하더라도 전문가가 그 욕구를 읽어내고, 부모가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돕는 사회교육적 개입 기반 아동 중심 입양을 해야한다.
입양은 아동에게 최적의 가정을 찾아주는 과정이며, 이를 위해 부모에게는 또한 '내 입장의 아동 중심'이 아닌 '아이의 관점'에서 준비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국가아동권리보장원이라는 타이틀에 상응하는 충분한 조직과 인력 확보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 중심의 전문 인력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정착될 때, 비로소 부모와 아동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아동 중심 공적 입양 체계」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정재훈 경북행복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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