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가 들썩… 사흘간 80만명이 3000억원 썼다

이태동 기자 2026. 4. 29.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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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드래프트에 최다 인원 방문
2026 NFL 드래프트 둘째 날인 25일(한국 시각) 미국 피츠버그 애크리슈어 스타디움에 수만 명의 풋볼 팬이 몰렸다. 피츠버그가 연고지인 스틸러스가 2라운드 전체 47번째로 와이드 리시버 저미 버나드를 지명하는 모습. 사흘간 진행된 드래프트 행사에 역대 최다인 80만5000명이 피츠버그를 방문해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UPI 연합뉴스

“Welcome to Picksburgh!” (픽스버그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과거 미국 철강 산업의 중심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는 최근 한 달간 도시 이름을 ‘픽스버그’로 바꿔 불렀다. NFL(미 프로풋볼) 32개 구단이 다음 시즌 팀에 합류하는 신인 선수를 뽑는(pick) 드래프트 행사가 피츠버그에서 열린다는 것을 미국 전역에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4~26일(한국 시각) 사흘간 피츠버그에서 진행된 2026 NFL 드래프트에 역대 최다인 80만5000명이 방문했다. 이전 기록은 2024년 디트로이트 드래프트 당시 77만5000명이었는데 3만명 더 불러모았다. NFL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수퍼볼’ 경기가 열리는 도시에 10만~20만명이 방문하는 것과 비교하면 드래프트 행사에 4배 이상 많은 인파가 몰린 셈이다.

NFL은 1960년대 중반까지 여러 도시의 호텔, 이후 2014년까지는 뉴욕의 호텔과 공연장 등에서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그러다 드래프트 현장을 찾는 팬들의 열기와 치솟는 TV 중계 시청률에 자신감을 얻어 2015년부터 전국 순회 이벤트로 형식을 바꿨다. 첫해 시카고에 20만명이 방문해 흥행 가능성을 엿봤고, 2019년 내슈빌에 60만명이 찾아 폭발적인 인기를 확인했다. 내년 개최지 워싱턴DC는 벌써 “100만명을 모으겠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래픽=양인성

미국 도시들은 미식축구 팬 수십만 명이 몰리는 NFL 드래프트를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로 주목하고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피츠버그도 2016년부터 관심을 갖다가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 올해 개최권을 따냈다.

피츠버그는 드래프트 행사를 준비하면서 주 정부와 시 재정에서 1900만달러(약 280억원)를 투입해 공격적으로 도시 인프라를 개선했다. 행사 주 무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부터 사람들이 몰릴 만한 시내 곳곳의 보도와 광장, 공원을 재정비했다. 철강 산업 쇠퇴로 문을 닫은 공장 지대에 예술·체육 시설을 새로 짓는 도심 재생 사업을 벌였고, 도로에 스마트 기기를 도입해 교통 체계도 업그레이드했다.

피츠버그는 NFL 드래프트 행사를 통해 ‘쇠락한 산업 도시’라는 도시 이미지를 바꾸려고 애를 썼다. TV 중계를 보는 미국 전역의 시청자에게 피츠버그의 주력 산업이 의료, AI(인공지능) 등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댄 프랭클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은 “NFL 드래프트가 우리 도시와 기업들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리 오코너 피츠버그 시장은 VIP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초청된 기업 CEO들을 만나 기업 이전과 투자 논의를 벌였다.

피츠버그는 드래프트 기간 숙박, 외식, 쇼핑, 관광 등으로 얻는 수입이 2억달러(약 294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단 사흘 만에 한 달 매출을 챙겼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지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NFL 드래프트는 풋볼이 1%, 피츠버그 홍보(selling Pittsburgh)가 99%인 비즈니스”라고 했다.

미국에서 프로 스포츠 리그의 신인 선발 행사가 전국적 이벤트로 치러지는 건 NFL이 유일하다. NBA(미 프로농구),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등 프로 스포츠마다 연례 행사로 드래프트를 개최하지만, NFL처럼 미국 전역이 들썩이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이런 인기 비결로는 기본적으로 NFL이 미국 내에선 가장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점, 정규리그가 팀당 17경기밖에 안 되는데 봄부터 여름까지 비시즌엔 드래프트가 수퍼볼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또한 드래프트 행사 참가는 무료인 것도 각 구단 팬들이 드래프트가 열리는 기간에 개최 도시를 선뜻 방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NFL 드래프트

NFL 32구단이 신인 선수를 선발하는 행사. 1936년 처음 시작됐으며, 2015년부터는 미 전역을 순회하며 페스티벌처럼 진행된다. 각 구단은 사흘에 걸쳐 1~7라운드 순서로 신인을 뽑는다. 전시즌 성적이 안 좋은 팀이 상위 순위를 갖는다. 올해는 지난 시즌 꼴찌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가 전체 1순위로 인디애나대 쿼터백 페르난도 멘도사를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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