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고공행진에 동전주 된 ‘곱버스’

유재인 기자 2026. 4. 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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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에 베팅한 개미들 참패

코스피가 최근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 상장지수펀드) 상품들이 붕괴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격이 100원대로 내려앉은 데 이어 거래대금과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곱버스 ETF 중 하나인 RISE2 200선물인버스2X는 전 거래일 대비 1.72% 하락한 171원에 장을 마치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상장된 곱버스 ETF 5개 가운데 4개가 1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가 급등하는 동안 곱버스 수익률은 급격히 악화됐다. 특히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음의 복리’ 효과가 작용하면서, 하락장에서도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부각됐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하루 10% 상승한 뒤 다음 날 10%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지수는 100에서 110, 다시 99로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상품은 첫날 –20%, 다음 날 +20%가 적용되며 100에서 80, 다시 96으로 오히려 손실이 발생한다.

투자자 관심도 빠르게 식고 있다. 이달 26일까지 곱버스 ETF 5개 일평균 거래대금은 9041억700만원으로, 지난달(1조4304억7900만원) 대비 크게 줄었다. 거래량 역시 같은 기간 일평균 50억주에서 39억6500만주로 감소했다. 손실 투자자 비중도 극단적이다. NH투자증권 데이터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 투자자 중 손실을 보고 있는 비율은 지난 23일 기준 99.99%에 달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자가 손실 구간에 갇힌 셈이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곱등이’라는 자조적 표현까지 등장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주가가 내 키보다 낮아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곱버스 ETF들은 가격이 급락해도 구조적으로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 주식과 달리 ETF와 ETN은 액면 분할이나 병합이 허용되지 않는다. 국내 상법상 액면 조정 대상이 ‘주식’으로 한정되고 ETF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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