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연잎서 시작된 사유, 캔버스 위 생명의 경이로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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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라지는 연잎의 흔적에서 생명의 응축된 에너지를 길어 올리는 전시가 마련됐다.
강릉 경포호 인근에 작업실을 둔 작가는 오랜 시간 습지의 연잎이 남긴 삶의 궤적에 천착해 왔다.
한때 물 위에서 화려하게 피어났던 연이 지고 난 뒤, 금빛 갈라짐 속에 마지막 호흡을 흘려보내는 연잎의 모습은 작가에게 슬픔이 아닌 '경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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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젠타 색 활용 연의 내면 시각화

사그라지는 연잎의 흔적에서 생명의 응축된 에너지를 길어 올리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양화가 권승연의 개인전 ‘삶, 뒤울림’이 29일부터 내달 10일까지 강릉시립미술관 교동 1전시실에서 열린다. 강릉 경포호 인근에 작업실을 둔 작가는 오랜 시간 습지의 연잎이 남긴 삶의 궤적에 천착해 왔다.
작업은 물가에서 서서히 말라가는 연잎 한 장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됐다. 한때 물 위에서 화려하게 피어났던 연이 지고 난 뒤, 금빛 갈라짐 속에 마지막 호흡을 흘려보내는 연잎의 모습은 작가에게 슬픔이 아닌 ‘경이’로 다가왔다. 생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아름다움이 그 생이 얼마나 뜨겁고 충만했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는 것이다.
핵심 소재는 연잎과 연의 씨앗인 ‘연자’다. 작가는 특히 연자가 지닌 ‘동시성’에 주목한다.
연자는 장차 피어오를 생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동시에, 씨앗을 맺기까지 피고 졌던 연의 모든 기억을 간직한 존재다. 작가는 7~8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연자의 강인함에서 “나는 아직 피지 않았다. 그러나 내 안에는 연이 머문다”는 고요하고도 복합적인 내면의 우주를 발견했다.
이러한 연의 내면을 시각화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색은 ‘마젠타’다. 마젠타는 빨강과 파랑이 혼합돼 만들어진 색으로, 불꽃 같은 열정과 차가운 침묵이라는 상반된 감각을 동시에 품고 있다. 작가는 마젠타를 연자가 간직한 ‘지나온 기억’과 ‘다가올 희망’이라는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언어로 해석했다.
특히 여러 색을 겹치는 대신 단일 톤의 밀도를 극한으로 밀어붙여, 화면 자체를 응축된 시간과 감정의 덩어리로 구축했다.
작품 속 메마른 연잎은 기묘한 생동감을 뿜어낸다. 자색으로 갈라진 표면과 세밀한 결은 막 탈피를 마친 번데기 허물처럼 보이면서도, 바람에 나풀대는 옷자락처럼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한 떨림을 전한다. 연약하게 시들어버린 상태가 아니라, 내면의 뜨거운 울림을 머금은 하나의 그릇처럼 묘사된다.
전시는 회화를 넘어 영상과 설치로 영역을 확장된다. 이미지를 시간의 흐름 속에 재구성한 영상과 전시장 바닥을 연못으로 상정한 설치 작업은 관람객이 ‘생명-시듦-흔적-뒤울림’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도록 돕는다.
#연잎 #생명 #작가 #시작 #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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