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2시간 벽 깬 사웨, “케젤차 덕에 서브2 해내…1시간 58분도 시간문제”

인류 최초 공식 마라톤 ‘서브2(2시간 이내 완주)’ 기록을 세운 사바스티안 사웨(31·케냐)가 다음 목표를 공개했다. 1시간58분대 진입이다.
사웨는 28일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시간58분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준비와 좋은 컨디션만 갖춰진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웨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에서 42.195㎞를 1시간59분30초에 완주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이던 켈빈 키프텀의 2시간00분35초를 1분5초 앞당기며 인류 최초로 공식 대회에서 2시간 벽을 깼다.
기록을 세운 직후에도 사웨의 시선은 이미 다음 레이스로 향해 있다. 유력한 무대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 마라톤이다. 세계기록이 자주 나온 베를린은 평탄한 코스와 빠른 레이스 운영으로 런던보다 더 빠른 기록이 가능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사웨의 코치 클라우디오 베라르델리도 “다음 레이스에서 1시간58분대가 가능하다”고 전망했고, 사웨 역시 이에 동의했다. 사웨는 “어릴 때 초등학교 시절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공부를 우선했지만 마음속에는 언젠가 챔피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이제 그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기록은 철저한 계산보다 경쟁 속에서 나왔다. 사웨는 레이스 내내 에티오피아의 요미프 케젤차와 선두 경쟁을 벌였다. 케젤차 역시 1시간59분41초를 기록하며 사웨와 함께 역사상 두 번째 공식 ‘서브2’를 달성했다. 사웨는 “경기 내내 케젤차와 서로를 의식하며 달렸다. 기록을 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쫓았다”며 “결승선이 가까워졌을 때 전광판을 보고 처음으로 2시간 이내 기록 가능성을 알았다. 그 순간 더 밀어붙였고 결국 해냈다”고 돌아봤다.
경쟁자의 존재가 기록을 만들었다고도 인정했다. 사웨는 “분명 케젤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가 어제 한 기록은 그와의 경쟁 덕분”이라며 “서로 한계까지 밀어붙였고 함께 서브2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기록을 세운 뒤에도 그의 일상은 담담했다. 축하 샴페인도 거절했다. 독실한 절주 생활을 하는 그는 술 대신 물을 마셨다. 사웨는 “축하한다고 술을 권했지만 물만 마셨다”며 “저녁도 밥과 닭고기 한 조각만 먹었다. 아주 단순했다”고 말했다. 기록 경신 뒤 몸 상태에 대해서는 “다리가 조금 아프긴 하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사웨는 이날 케냐 나이로비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꿨다. 세계기록 경신 직후 후원사 아디다스의 독일 본사로 이동해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사웨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도핑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강화된 약물 검사를 자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아디다스는 국제육상청렴기구(AIU)에 연간 5만 달러를 지원해 사웨에 대한 집중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도핑은 내 나라의 암 같은 존재가 됐다”며 “내 기록에 의심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도 사바스티안 사웨를 의심하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다른 선수들도 이런 방식을 따라 세계에 우리가 빠르게, 그리고 깨끗하게 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웨의 세계신기록이 나온 이번 런던 마라톤은 대회 역사도 새로 썼다. 완주자 수는 5만9830명으로, 지난해 뉴욕 마라톤의 5만9226명을 넘어 단일 마라톤 최다 완주 기록까지 경신했다.
런던 마라톤 조직위원장 휴 브래셔는 “육상 역사에 남을 하루였다”며 “많은 사람이 평생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벽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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