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가 훔친 점령지 곡물 반입 안돼"…이스라엘 대사 초치(종합)

김동호 2026. 4. 2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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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생산한 곡물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외교 당국이 이스라엘에 하역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훔친 곡물을 실은 또 다른 선박이 이스라엘 항구에 도착해 하역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결코 깨끗한 거래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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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시아가 훔쳤다"…이스라엘 "근거없는 트위터 외교"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 보리밭. 기사와 상관없는 자료사진입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이스탄불=연합뉴스) 민경락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생산한 곡물을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외교 당국이 이스라엘에 하역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훔친 곡물을 실은 또 다른 선박이 이스라엘 항구에 도착해 하역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결코 깨끗한 거래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곡물을 수탈하고, 점령자들과 연계된 개인을 통해 이 곡물의 수출을 조장한다"며 이스라엘을 통해 이뤄지는 곡물 수출이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해당 곡물을 직접 운송하는 자는 물론 이런 범죄행위로 이득을 취하려는 개인과 법인까지 모두 제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제재 계획과 관련해 유럽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어떤 선박이 어떤 화물을 싣고 입항하는지를 이스라엘 당국이 모를리가 없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우크라이나를 존중하기를, 양국 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자제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간 하레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출발한 곡물 선적 4건이 이스라엘에서 하역됐고 또 다른 선박이 정박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러시아 점령지에서 반입된 곡물을 이스라엘에 하역하고 우크라이나로 이전하지 않은 것에 항의하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전날 엑스에서 "도난 곡물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해 달라는 정당한 요청에 이스라엘이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또 도난 곡물을 반입해 양국 관계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화물을 거부하지 않으면 외교적·국제법적 대응 수단을 총동원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시비하 장관의 게시물에 답글을 달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우호적인 국가 간의 관계는 트위터나 언론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사르 장관은 시비하 장관이 법률 자문조차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은 독립적인 법률 집행기관을 보유한 법치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다.

사르 장관은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지적한 선박이 항구에 들어서지 않은 데다, 서류도 제출되지 않아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이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트위터 외교를 거부한다"고 거듭 반발했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거나 간섭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측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게 하자고 덧붙였다.

농업 강국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비옥한 흑토에서 곡물이 풍부하게 생산됐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이후로 수출량이 급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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