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서 너무 바쁜 윤이나 …‘캐디의 캐디’ 맡으랴, 대회 도중 인터뷰하랴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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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끝난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최고 성적인 공동 4위를 기록한 윤이나는 다음 날 새벽 2시가 조금 넘는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핀들레이의 핀들레이 컨트리 클럽에서 열리는 US오픈 지역 예선에 참가하는 캐디 케빈 벤스테드(미국)의 골프백을 윤이나가 메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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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끝난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최고 성적인 공동 4위를 기록한 윤이나는 다음 날 새벽 2시가 조금 넘는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하이오주로 이동해야했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음 대회가 열릴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 내 오하이오주로 이동한 이유는 ‘캐디의 캐디’를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핀들레이의 핀들레이 컨트리 클럽에서 열리는 US오픈 지역 예선에 참가하는 캐디 케빈 벤스테드(미국)의 골프백을 윤이나가 메기로 한 것이다. 비록 하루 18홀 경기이기는 하지만 윤이나는 이번 ‘역할 바꾸기’가 캐디의 처지와 심정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한 팀’으로서 의리의 행동이기도 하다. 윤이나의 캐디 케빈은 PGA 차이나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윤이나에게는 무척 바빴던 ‘메이저 위크’였다. 아마도 3라운드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대회를 마치고 미국 골프 전문 골프위크와 예상 못했던 인터뷰를 해야 했고 인터뷰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홀로 남아 연습까지 했기 때문이다. 사실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가 시간을 내 인터뷰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게다가 인터뷰를 하려는 내용이 굳이 다시 꺼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통역을 대동하고 30분 가까이 서서 하는 인터뷰는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인터뷰 기사 앞부분에 최종일 전날 인터뷰를 한 게 ‘적절한 시간(the ideal time)’은 아니라고 한 것이나 윤이나가 이에 동의했다고 명시한 것은 골프위크 기자도 미안한 마음은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더욱 불리한 상황 속에서 ‘메이저 공동 4위’라는 성적을 낸 건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올 시즌 윤이나의 통계는 LPGA 톱랭커로서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세계 랭킹 53위에서 39위로 14계단을 뛰었다. 50위 이내 재진입은 세계 톱10으로 가기 위한 든든한 뿌리가 될 것이다.
올 시즌 주요 통계는 더욱 눈부시다. 평균 타수 5위(70.29타), 상금 6위(79만 3478달러), CME 포인트 14위(571.41점)로 ‘LPGA 톱랭커’로서 손색없다. 상금과 CME 포인트는 이미 작년 성과를 넘어섰다. 작년 윤이나는 상금 63위(56만 6970달러), CME 포인트 63위(495.59점)를 기록했다.
기술적인 부문 통계는 윤이나의 미래를 더욱 밝히고 있다. 드라이브 거리 12위(280.91야드)는 대한민국 장타 1위를 찍은 윤이나에게 너무 당연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이번 시즌은 그린적중률까지 받쳐주고 있다. 순위는 11위(73.61%)로 오히려 드라이브 거리보다 높다. 라운드 당 퍼트 수는 71위(29.61개)에 머물러있지만 그린적중 시 퍼트 수는 17위(홀 당 1.75개)로 훌륭하다.

언젠가 윤이나의 옛 이야기가 다시 소환될 것이라는 건 이미 짐작했던 바였다. 그 내용이 작년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증거다. 하지만 데뷔한지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그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분명하다. 드디어 윤이나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차피 한 번 거쳐야 할 통과의례였다. 오히려 어깨가 더 가벼워질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한 건 최고 선수가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될 골프 팬들의 격려와 응원이다.

오태식 선임기자 ot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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