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다이소 이어 무신사·하이마트까지···공정위 칼날 확대
납품업체 피해 집중 조사
플랫폼 규제 개편 시동
법 전면 개정 가능성

공정당국이 주요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여부를 집중 점검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잇따른 현장조사와 자료 확보는 개별 기업 점검을 넘어 온·오프라인 유통 구조 전반을 겨냥한 전방위 규제 강화 신호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무신사와 롯데하이마트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납품업체와의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조사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납품업체에 대한 비용 전가나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가 핵심 점검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속도·범위 확대
주목할 점은 조사 대상과 속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주일 전 CJ올리브영과 아성다이소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곧바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달 초에는 신세계라이브쇼핑과 컬리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패션·뷰티·리빙·가전·홈쇼핑·이커머스 등 전 유통 채널로 조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형 유통업자가 거래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부당한 부담을 전가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판매 촉진 비용 전가 △반품 및 재고 부담 강요 △계약 조건 일방 변경 △거래 중단 압박 등 다양한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 규제 강화 예고
조사 대상 기업들의 시장 영향력도 크다. 무신사는 연 매출 1조4600억원 규모의 패션 플랫폼으로 입점 브랜드와의 거래 구조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전국 296개 직영 매장과 물류망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거래 관행이 중요한 점검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개별 사건 대응을 넘어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온라인 유통시장 불공정행위 규율 강화를 위한 대규모유통업법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법 체계 정비에 착수했다. 기존 제도가 오프라인 중심으로 설계돼 온라인 유통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플랫폼 거래 확대에 따라 입점업체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수수료 구조의 불투명성, 알고리즘 노출 방식, 판촉 비용 분담 등 새로운 갈등 요인이 등장했지만 이를 규율할 기준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온라인 유통에서 반복되는 불공정 행위를 유형화하고 이에 대응하는 규율 기준과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전면 개정도 검토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환경 변화에 맞춰 규율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조사와 제도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유통업계는 단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거래 구조 전반의 재설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유통업법= 대형 유통업자가 납품업체와 거래할 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비용 전가나 부당한 요구를 금지하는 법이다. 판매 촉진 비용 부담, 반품 조건, 계약 변경 등 거래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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