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면 왜 떨어져?” ‘대박’ 찾기보다 ‘쪽박’ 피하기가 우선…‘4대 거름망’ 꼭 알아야 [‘주린이’ 1억 벌기 프로젝트]

김지윤 2026. 4. 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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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제작]
코스피 5000시대, 꼬박꼬박 넣어오던 펀드를 정리하고 직접 투자에 나선 이들이 늘었습니다. “5000만원을 1억원으로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도 자주 듣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막연한 종목 추천이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종목을 고르기 전에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어떤 계좌에 담아야 할지, 금융상품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하나씩 따져봅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헷갈리는 지점을 차근차근 짚어갑니다.
‘대박’보다 중요한 것은 ‘쪽박’을 피하는 방법
지난 편까지는 어떤 그릇(계좌)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릇이 준비됐다면, 이제 무엇을 채워 넣을지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5000만원으로 4년 뒤 1억원을 만들려면 매년 약 18.9%의 수익률을 쌓아야 합니다. 이 숫자는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목표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포트폴리오에 특정 종목을 담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박’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쪽박’을 피하는 것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어떤 기업을 골라야 최소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는지 필수 ‘거름망’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투자 원금 회수하려면 얼마나 걸릴까? PER 따져보자

기업의 기초 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다양합니다.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생긴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를 차감하고 남은 금액인 영업이익,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부채비율 등을 통해 우선 기업의 건전성을 따져봅니다.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궁금한 종목을 검색하면 매출액, 영업이익, 부채비율 등 주요 재무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기업의 실적을 들여다봤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진짜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중요하게 언급되는 지표로는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s Ratio),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Book-value Ratio), 자기자본이익률(ROE·Return On Equity), 기업가치 대비 현금창출력(EV/EBITDA) 등이 있습니다.

먼저 PER은 기업의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식 1주가 이익을 얼마나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현재 주가로 이 주식을 샀을 때, 회사가 지금처럼 돈을 번다면 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가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1만원, EPS가 1000원이면 PER은 10배이며, 이는 본전을 찾는 데 10년이 걸린단 의미가 됩니다. 보통 PER이 높을수록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고평가)으로 해석되며, 낮을수록 돈은 잘 버는데 주가가 싸다(저평가)고 여겨집니다.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제작]

하지만 무조건 저PER이 좋고, 고PER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PER이 높아도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은 이익이 적은 상태지만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PER은 300배를 넘습니다. 보통 구글 등 대형 기술주들의 PER이 20~30배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로봇 등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며 다가올 미래에 막대한 돈을 쓸어 담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미래 혁신에 대한 프리미엄’이 반영, 높은 PER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PER을 따져볼 때는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같은 기업군끼리 비교해야 제대로 된 가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PER은 311배에 달한다. [네이버 증권 화면 캡처]

‘선행 PER’도 중요합니다. 선행 PER은 ‘과거의 성적’이 아닌 ‘미래의 예상 성적’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비율입니다.

선행 PER은 현재 주가를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작년에는 적자였더라도 올해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면, 선행 PER은 현재 PER보다 훨씬 낮아져 보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선행 PER은 약 170~190배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아까 계산한 300배와 비교하면, 미래 가치를 따져봤을 때 “지금 사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최근 고공 행진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도 PER이 흔히 활용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스피 지수 12개월 목표치를 7000에서 8000으로 상향 조정하며, 그 배경으로 PER이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PER은 7.5배 수준인데, 과거 코스피가 강세장일 때 평균 PER이 10배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입니다.

저평가 기업의 PBR은 1보다 낮다, 저평가=꿀주식?

PER이 기업의 돈 버는 능력을 본다면, PBR은 기업이 가진 재산을 봅니다. PER은 일정 기간 번 돈을 기준으로 삼고, PBR은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모든 순자산을 기준으로 합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입니다.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BR이 1배라면 기업의 시가총액과 순자산이 같다는 뜻입니다. 1배 미만이면 자산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상태이고, 1배 이상이면 자산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고 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순자산이 1억원인 회사를 누군가 2억원에 사겠다고 하면 PBR은 2배입니다. 단순히 자산만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기술력, 미래 성장성, 시장 지배력까지 함께 사는 개념입니다. 그래서 우량 기업들은 PBR 2배, 3배 이상에서도 거래됩니다.

PBR이 1배 미만이라고 해도 무조건 저평가 된 ‘꿀 주식’은 아닙니다. 자산은 많지만 적자가 계속되는 기업은 결국 자산을 깎아 먹게 되므로 PBR이 낮아도 위험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중 우선주 등 PBR 정보가 없는 종목을 제외한 804개 가운데 63.8%(513개)는 PBR이 1배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재 상장사 10곳 중 7곳 정도는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PBR 0.3배 이하 종목도 122개에 달했습니다. 낮은 주주환원 정책, 불투명한 지배구조, 비효율적인 자본 배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정부는 최근 저PBR 기업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 따라 올 하반기 중 저PBR기업을 선정·공표할 예정입니다. PBR이 동일 업종 내 2반기 연속 하위 20% 수준이면 대상이 됩니다. 저PBR 기업의 경우 PBR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돈 잘 버는데 주가가 싼 기업을 찾아라

ROE 지표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ROE는 기업의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만큼 이익을 내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즉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ROE가 10%이면 10억원의 자본을 투자했을 때 1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ROE가 높을수록 기업이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주가도 높게 형성됩니다. 반대로 ROE가 낮다면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거나 기업이 속한 업종이 불황일 수 있습니다.

이제 위의 지표들을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고ROE+저PER+저PBR 일 것입니다. 기업이 자기 자본으로 돈을 아주 잘 벌고 있고,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싸며, 회사가 가진 순자산에 비해서도 주가가 싼 경우입니다. 기업의 내재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돈을 아주 잘 버는(ROE가 높은) 기업은 시장에서 이미 소문이 나 있어 PER과 PBR이 낮은 경우가 드뭅니다. 이때는 ‘합리적인 가격의 성장주’를 찾는게 중요합니다.

PBR은 ROE와 PER을 곱한 값과 같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논리가 성립합니다.

ROE가 높은데(돈을 잘 번다) PBR이 낮다면(주가가 싸다)?→PER(이익 대비 주가수준)이 매우 낮다는 뜻이므로 저평가 매력이 극대화된 종목으로 적극 투자 검토 대상이 됩니다.

PBR이 낮은데(주가가 싸다) ROE도 낮다면(돈을 못 번다)?→이는 저평가가 아니라 수익성이 나빠 제값을 못 받는 것입니다. 피해야 할 종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올해만 ROE가 높은 종목은 일회성 이익(자산매각 등) 때문일 수 있습니다. 최근 3개년 ROE가 꾸준히 유지되거나 상승하는지를 PER, PBR과 묶어서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종의 특성도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IT)나 바이오 업종은 PER과 PBR이 높고, 금융이나 건설업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동일 업종 내 평균치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제작]
초기투자금액 높다면 EV/EBITDA 지표 활용

EV/EBITDA 지표도 참고하면 좋습니다. 이는 기업의 시장가치(EV·Enterprise Value)를 세전영업이익(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적정 주가를 판단하는데 사용됩니다.

EV는 주식 투자자뿐만 아니라 채권자 지분까지 포함한 기업의 총 경제적 가치를 반영합니다. EBITDA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차감 전의 영업 현금흐름을 뜻합니다. 즉 기업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활용해 어느 정도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EV/EBITDA가 2배라면 그 기업을 시장가격(EV)으로 매수했을 때, 그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EBITDA)을 2년간 합하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비율이 낮다면 회사의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EV/EBITDA는 초기투자금액이 높은 기업을 평가할 때 활용하기 좋은 지표입니다. 또 감가상각비가 큰 설비투자 중심 기업이나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순이익이나 단순 PER보다 EV/EBITDA가 기업의 실질 가치를 더 잘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V/EBITDA 비율은 PER과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지표인 주가현금흐름비율(PCR)을 보완하는 새로운 지표로, 선진국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주로 이용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지표로 개별 종목의 체력을 확인했다면, 이제 이들을 어떻게 배치할지가 관건입니다. 모든 자산을 위험한 성장주에 몰아넣는 것은 수익을 향한 지름길이 아니라 사고의 지름길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자산을 ‘안정적인 중심’과 ‘역동적인 주변’으로 나눠 어떻게 투자할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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