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은 감독 탓?… 문제는 약점 보완할 ‘시스템’ [송용준 기자의 엑스트라 이닝]

송용준 2026. 4. 28.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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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프로야구 사령탑들
한화 김경문, 불펜 투수 기용 오판
롯데 김태형, 팀 타율 0.241 ‘최악’
삼성 박진만, 7연패 중 5번 역전패
하위권 추락 비난 피할 수 없는 숙명
약점 대비책 준비 시스템 잘 갖춰야

모든 종목의 감독은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팬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된다. 특히 프로야구 감독들은 다른 종목보다 더 많은 비판에 시달린다. 매일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쪽지시험을 치르는 학생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프로야구 감독은 다른 종목 사령탑보다 더 힘든 자리라고들 한다.

2026시즌 초반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탓에 이런 프로야구 감독의 고충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사령탑들이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 그리고 박진만 삼성 감독이다.
박진만(왼쪽부터), 김태형, 김경문
그중에서도 김경문 감독이 가장 구석에 몰린 모양새다. 한화의 불펜진 붕괴와 더불어 틀을 깬 투수 기용 때문이다. 27일 기준 한화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57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지난해 3.51로 전체 1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 핵심 투수가 등판하는 등 김경문 감독의 불펜 투수 기용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김서현 기용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김서현을 김경문 감독은 올해도 중요한 상황에 올렸다가 몇 차례 패배를 맛봤다. 결국 김서현을 27일 2군으로 보냈지만 팀 승리를 걸지 않고도 그를 살리는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

롯데의 김태형 감독도 팀이 최하위로 처지면서 많은 질타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의 문제는 득점력이다. 롯데의 팀 타율은 0.241로 9위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199로 최하위다. 그나마 선발 평균자책점은 3.45로 전체 1위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6.44로 한화에만 앞선 9위다. 초반까지 선발투수의 힘을 앞세워 팽팽한 승부를 펼치지만 득점력 부재와 허약한 뒷문으로 패하기 일쑤다.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고 한때 선두까지 나섰던 삼성은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박진만 감독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7연패 기간 5번의 역전패를 허용한 불안한 뒷문과 더불어 경기당 2.29득점에 그치는 빈타에 시달리며 팬들의 속을 터지게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화, 롯데, 삼성의 부진이 감독만의 탓일까. 이 팀들의 시즌 초반 부진은 분명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요인이 있다. 한화는 지난해 팀을 이끌었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두 외국인 선발투수가 모두 팀을 떠나면서 올 시즌 팀 컬러를 공격력 강화로 맞췄다. 강백호를 4년 100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고 노시환과 11년 총액 307억원에 비FA 다년 계약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 과정에서 핵심 불펜 투수들을 놓쳤다. 일단 젊은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승혁을 강백호의 보상 선수로 내줬고 샐러리캡 문제로 김범수와 계약하지 못했다. 물론 김서현 정우주 등 젊은 투수들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예상대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롯데의 부진은 스프링캠프 불법 도박장 출입 사건으로 팀 주축 선수들이 대거 징계를 받으면서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FA 영입 등 보강도 없는 상황에서 옅은 선수층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삼성의 경우는 김성윤 김영웅 이재현 등 주전들의 줄부상이라는 악재로 라인업에 큰 구멍이 생긴 여파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시스템이다. 약점이나 문제가 없는 구단은 없다. 선두 경쟁 중인 KT와 LG도 시즌 초반 핵심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그 공백을 어떻게든 채워갈 수 있는 대체재가 준비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약점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구단이 강팀인 셈이다. 이런 시스템은 감독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런트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물론 코치진과 프런트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가 이런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인다. 결국 모든 잘못의 이유를 감독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다만 부진할 때 팬들에게 책임을 추궁당하는 최전선에는 감독들이 있다.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감독의 역량이 된다. 상위권 싸움은 못 하더라도 연패와 하위권 추락은 막아낼 수 없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건 감독의 숙명이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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