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부의장국 선출, NPT를 모욕”…이란 “핵무기 쓴 유일국, 근거 없는 주장”
안보리서도 “인질극” “불법 봉쇄”

전쟁 중인 미국과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1차 NPT 평가회의에서 미국과 이란이 이란 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특히 NPT를 무시해온 이란이 부의장국에 선출된 것은 조약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며 반발했다. 미국 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여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국 차관보는 이란의 선출이 ‘NPT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호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영국, 프랑스, 독일 등도 이란의 부의장국 선출에 우려를 표했다.
이란은 여 차관보 발언을 “근거 없는 정치적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레자 나자피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이란 대사는 미국을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이자 핵무기를 계속 확대·현대화하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이번 회의에서 NPT 당사국은 34개 부의장국 중 하나로 이란을 선출했다. 이란은 주로 개발도상국으로 구성된 121개국의 ‘비동맹 및 기타 국가 그룹’(NAM) 추천 몫의 부의장 후보국이었다. 회의 의장을 맡은 도흥비엣 주유엔 베트남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열리는 평가회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NPT 가입국은 5년마다 평가회의를 열어 핵 군축과 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을 의제로 조약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이번 회의는 다음달 22일까지 열린다.
미국과 이란은 같은 날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등 해양 안보 관련 공개토의에서도 충돌했다. 주유엔 미국대표부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해상 기뢰 부설을 ‘인질극’이라고 규정하고 이란을 ‘범죄자’ ‘해적’이라 비난하며 이란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체 ‘해양자유연합’ 구성을 제안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불법이라며 맞섰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이란 상선에 대한 미국의 ‘불법’ 공격, 이란 선원 억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조치는 영해 내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은 이 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한다”며 “(북한 핵 프로그램) 중단-축소-폐기의 단계적 비핵화 방안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범·김원진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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