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유리천장’ 깨고…미 대학야구 최고 마운드 오른 여성
9회 2사 만루 실점 없이 경기 끝내

미국 대학야구 최상위 무대에서 또 하나의 벽이 깨졌다. 브라운대의 올리비아 피차도(22·사진)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 역사상 최초로 공식 경기 마운드에 오른 여성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8일 브라운대 소속 투수 겸 외야수 피차도가 지난 25일 열린 코넬대와의 경기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여자 선수 최초의 디비전1 투수 등판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피차도는 브라운대가 16-4로 크게 앞선 9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초구 변화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2구째에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피차도는 대학야구에서 여러 차례 새 기록을 썼다. 그는 2023년 브라이언트대와의 경기에 대타로 나서 NCAA 디비전1 야구 경기 최초 여성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첫 타석에서는 땅볼로 물러났다. 2024년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득점까지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이번 투수 등판은 단순한 상징 이상의 의미가 있다. 피차도는 원래 투수 자원이다. 우투좌타인 그는 최고 시속 85마일(약 137㎞)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야구만 해왔다. 소프트볼로 방향을 틀지 않고 야구를 고집했고, 성장 과정 내내 남자 선수들과 경쟁했다.
뉴욕 퀸스 출신인 피차도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아버지 맥스 피차도의 영향으로 다섯 살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포리스트힐스 리틀리그에서 성장했고, 뉴욕 메츠 팬으로 자랐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사이영상 2회 수상자인 제이컵 디그롬이었다. 디그롬처럼 투수를 자신의 주 포지션으로 삼았다.
고교 시절부터 재능은 뚜렷했다. 14세 때 7이닝 노히트 경기를 완성했고, 한 경기 14탈삼진 기록도 남겼다. 16세 때는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운영하는 여자 야구 육성 프로그램 ‘브레이크 스루 시리즈’에도 참가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미국 여자 야구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피차도는 “‘여자는 경쟁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조롱과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이를 동력으로 바꿨다.
“안 된다는 말을 들을수록 더 하고 싶어졌다”는 그의 말처럼 편견은 오히려 야구를 계속하게 만든 연료가 됐다. 브라운대의 그랜트 아킬레스 감독은 “훈련 방식과 태도, 경기 준비가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냥 뛰어난 야구선수 한 명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2022년 NCAA 디비전1 최초 여성 야구선수가 된 피차도는 이번에 최초 여성 투수라는 새 기록까지 추가했다. 대학야구 최고 레벨에서 ‘출전’의 문을 연 선수가 이제 ‘투구’의 영역까지 확장한 셈이다.
MLB닷컴은 “미국 대학야구에서 여성 선수의 존재는 여전히 극소수”라면서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경쟁 가능한 선수로서 기록을 만들고 있는 피차도가 연 문은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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