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시신 나와도 "놀랍지 않아"…방치된 차들의 '공동묘지'
[앵커]
인천 송도의 한 주차장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이 지난 주 발견됐습니다. 3년 동안 같은 자리에 서있던 자동차에서 시신도 방치가 됐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왜 그런지, 밀착카메라 이은진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고층 아파트 앞 고가 도로 아래엔 오래 된 자동차가 가득합니다.
한 켠엔 이 먼지 쌓인 승합차가 서 있습니다.
인천 송도의 한 공영주차장입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이 차에서 지난 21일 백골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시신은 옮겨졌지만 차는 이 자리에 그대로 있고요.
바닥에는 추모하는 의미의 소주병도 놓여 있습니다.
차량 앞 유리를 보시면 이렇게 계고장이 붙여져 있는데요.
보시면 계고 날짜가 지난해 10월입니다.
이 승합차, 3년 동안 여기 있었습니다.
[인천 송도동 주민 : 전부 다 저런 차들이죠. 치우질 않더라고. 저렇게 스티커만 붙여놓고…]
둘러보니 절반이 이렇게 방치된 차입니다.
먼지가 쌓였고 번호판도 없습니다.
주변 주민들은 안에서 뭐가 발견되어도 놀랄 일이 아니라 했습니다.
이 차는 심지어 잠겨있지도 않습니다.
옆에 있는 차도 마찬가지인데요.
안에는 각종 쓰레기랑 공구 장비 그리고 여기서 떼어놓은 번호판도 있습니다.
주인 없는 차들, 옆 주차장은 더 심각합니다.
시민들 차 2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주차장인데요.
지금 주차 자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보시면 대부분이 방치된 차들이고 이 중에서 40대 정도는 번호판이 없습니다.
건너편에 있는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유리에는 '솔드 아웃'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번호판 없는 차, 유리에 붙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방치 차량 차주 : {QM6 차주분이세요?} 네 맞아요. 그건 어떻게 할까요? {뭐를 어떻게 해요?} 그거는 수출로 가는 차예요. 수출, 수출.]
판매용 중고차라는 겁니다.
[주차장 이용 시민 : 완전 창고로 쓴다니깐요. 저거 한 4년, 5년 됐을 거예요.]
그런데 왜 수출단지가 아닌 공영 주차장에 있을까요.
[중고차 판매업자 : 놓을 데가 없어. 어디다 대놔요? 시에서 뭐 안 해주는데.]
중고차들이 늘면서 공간이 부족해졌고, 공영주차장에 세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중고차 판매업자 : 이거 쇼링(선적) 못하고 가는 애들이 있어요. 비자 연장 때문에. 이거 어떻게 해? 방치 차량 되는 거지.]
갈 곳 잃은 차들은 늘어나고 이제 주차장을 넘어 주택가까지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양 옆으로 차들이 줄지어 서 있어서 골목이 조금 좁은데요.
살펴보니 이곳에 주차된 차도 번호판이 없는 방치된 차량입니다.
차들로 빽빽한 골목, 차량 한 대도 지나가기 어렵습니다.
주민들 차 댈 곳이 없고 민원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인천 연수동 주민 : 알박기 정도가 아니에요. 먼지 많은 차들 많아요. 안 다녀요, 사람들. {왜요?} 무서워서.]
사유재산이라 지자체도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소용없는 계고장만 붙일 뿐입니다.
[인천 연수구 관계자 : 법에 과태료 조항이 없어요. 전부 다 견인을 지금 당장 뭐 할 수는 없다 보니까…]
그러는 사이 거리는 거대한 야적장으로 변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멈춰있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게 됐습니다.
주인 없는 차들로 가득 찬 주차장은 한 사람의 죽음조차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고립된 공간이 됐습니다.
이제는 방치가 아닌 명확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수빈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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