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휘의 세계는 지금] 쿠팡 갈등 해소 방법, 비판보다는 설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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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미 로비가 한미 관계의 위험한 뇌관으로 부상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쿠팡 사건이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내에서 직접 고용한 인력이 1천명을 넘지 않는 쿠팡이 한미 안보 관계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전방위적 로비 활동에서 나온다.
지난 2년간 최소 550만달러로 추정되는 로비 자금을 활용해 쿠팡은 워싱턴에 대관업무용 사무실을 열고 유력한 법률회사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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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 협상 조건 ‘金 신변보장’ 제시
美 오해 해소 최우선… 갈등 완화 숙제

쿠팡의 대미 로비가 한미 관계의 위험한 뇌관으로 부상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쿠팡 사건이 한미 간 안보 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 정부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신변 보장을 한미 안보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경찰로부터 ‘입국 시 통보조치’를 받은 김 의장이 출국 금지, 체포, 구속 같은 처벌을 받는다면 미국은 작년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핵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미국 내에서 직접 고용한 인력이 1천명을 넘지 않는 쿠팡이 한미 안보 관계에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원동력은 전방위적 로비 활동에서 나온다. 정부, 국회, 언론을 아우르는 100명이 넘는 한국 대관팀의 로비가 사법 리스크 해결에 실패하자 쿠팡은 미국 정부와 의회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지난 2년간 최소 550만달러로 추정되는 로비 자금을 활용해 쿠팡은 워싱턴에 대관업무용 사무실을 열고 유력한 법률회사를 고용했다.
쿠팡의 임원과 사외이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을 맡게 된 것도 로비력을 배가시켰다. 비록 오래 재직하지 않았지만 알렉스 웡 정책총괄 부사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도 쿠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쿠팡의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그는 지난해 6월 쿠팡 주식 47만주를 보유했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쿠팡은 로비의 명분을 통상 이슈에서 외교 이슈로 확대했다. 실제로 쿠팡은 초기에 한국 정부의 조사를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불공정한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했다. 올해 들어 쿠팡의 미국 대관팀은 ‘동맹국 간 유대 강화’를 추가했다. 그 결과 쿠팡 사건이 경제 문제에서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로비의 효력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쿠팡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기 시작했던 작년 말부터 가시화됐다. 1월 미국을 방문한 김민석 총리에게 밴스 부통령은 쿠팡에 대한 차별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이달 20일 미국 공화당 소속 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한국 정부가 민감도 낮은 데이터 유출 사건을 구실 삼아 쿠팡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쿠팡에 대한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 서한에 서명한 대럴 아이사 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 밀접하게 연계된 좌파 정부가 쿠팡을 부당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외교적 갈등이 분명해진 이상 공정하게 조사하겠다는 반박이나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내정 간섭이라는 비판 모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우려하는 사항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가 공식적으로 제기한 문제를 자세하게 검토해 성의 있게 답변해야 한다. 미국이 납득할 때까지 이런 노력을 지속해야만 현재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사한 문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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