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스칼라’ 공연을 부산에… 오페라하우스 문화 랜드마크 뜰까
정명훈 감독 선임 이후 급물살
오페라 '오텔로' 3회 공연 논의
세계 수준 극장 발돋움 기대감
무대 장치 제작·의상 운송비에
상주 인력 400여 명 체류비까지
예산 105억 원, 재정 압박 우려
지역 예술계 소외 문제도 지적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1년 앞두고 부산시가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과 업무협약을 추진하며 개관 공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를 통해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이나,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에 따른 재정 압박과 더불어 지역 예술계 소외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협력 및 문화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동의안’을 최종 심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안건은 내년 9월 부산 북항재개발구역 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오텔로’를 세 차례 올리기 위한 사전 절차다.
부산시는 지난해부터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첫 무대로 라 스칼라 극장의 공연을 낙점하고 준비해 왔다. 지난해 5월 클래식부산 정명훈 예술감독이 아시아인 최초로 라 스칼라 극장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것을 기점으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연이 열리면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개관과 동시에 세계 클래식 지도의 중심지로 단숨에 각인될 전망이다. 까다로운 제작 기준을 가진 최정상급 극장의 작품을 완벽히 소화해냄으로써 시설의 우수성과 운영 역량을 국제적으로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 공연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파트너십과 기술 전수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부산 오페라 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자산이 된다. 국내외 클래식 애호가들이 부산을 찾으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관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부산시는 전체 예산 105억 원 중 최대 70%(73억 5000만 원)를 시비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간 후원과 티켓 수익으로 채울 방침이다. 부산콘서트홀의 월드클래스 공연 수익을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오텔로 공연의 회당 예상 수익은 약 7억 2900만 원이다. 세 차례의 무대를 모두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약 22억 원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지역 예술인 소외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부 유명 극장 초청에만 치중해, 정작 지역 오페라 인프라 육성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부산소극장오페라축제, 창작오페라 지원사업에 대한 시비 지원은 2억 2000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라 스칼라 극장이 다녀간 후 부산 지역 예술계에 무엇이 남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 한 오페라 관계자는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를 만들겠다는 취지에는 찬성하나, 그것이 부산 문화의 본질인지 성찰해야 한다. 야구의 ‘아시아 쿼터제’처럼 부산 오페라 생태계를 육성하는 시도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산시는 이러한 우려를 인지하고 청사진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오페라 공연 특성상 무대와 의상 제작과 스태프 운영 등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업 후원과 협찬, 티켓 수익 등을 통해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관 프로그램 중 부산의 역량 있는 예술인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기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