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공포 통했다…넷플릭스 '한국 1위→글로벌 3위'…'대작' 냄새나는 韓 드라마 ('기리고')

허장원 2026. 4. 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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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한국형 공포물이 전 세계를 다시 한번 집어삼키고 있다.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선보인 새로운 시리즈 '기리고'가 공개 직후 무서운 속도로 차트를 역행하며 글로벌 흥행 돌풍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전 세계 OTT 플랫폼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이 27일 공개한 넷플릭스 TV쇼 부문 차트에 따르면, '기리고'는 전날 기준 글로벌 랭킹 3위를 기록하며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는 공개된 지 단 3일 만에 거둔 쾌거다. 특히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리며 K-호러의 저력을 입증했다. 국내 반응은 더욱 뜨겁다. 27일 기준 넷플릭스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안방극장을 완벽히 점령함과 동시에 '대작'의 탄생을 알렸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기리고'는 소원을 이뤄주는 의문의 애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죽음을 예고받은 고등학생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마트폰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공포의 매개체로 삼아 10대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을 저주와 결합한 탄탄한 서사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다.

▲ 장르적 혁신과 신예들의 패기… '기리고'가 선사하는 세 가지 관전 포인트

'기리고'가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팬들을 매료시킨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넷플릭스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보기 드문 'YA(영 어덜트) 호러'라는 새로운 장르적 지평을 열었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10대들의 정서를 파고든 날카로운 심리 공포다.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호러를 넘어, 성적, 친구 관계, 시기, 질투, 첫사랑 등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었을 법한 보편적인 감정들을 저주의 근원으로 설정했다. 친구 사이의 미묘한 균열이 죽음의 위협과 맞물리며 발생하는 긴장감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두 번째는 차세대 인재들의 화려한 등용문이라는 점이다. 박윤서 감독의 첫 메인 연출작인 '기리고'는 전소영, 강미나, 백선호, 현우석, 이효제 등 라이징 신예들을 대거 기용했다. 박 감독은 대본의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하기를 원했고, 이 신예 배우들은 패기 넘치는 호연으로 저주 앞에서 발버둥 치는 10대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신인 감독과 배우들의 시너지가 기존 대작들과는 차별화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마지막 포인트는 마치 공포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독창적인 연출과 프로덕션이다. 현실 공간과 저주 공간을 오가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체험형 공포를 선사한다. 특히 익숙한 장소인 학교가 한순간에 오싹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전형적인 틀을 깬 감각적인 신당 디자인 등 공간의 변주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매 화 끝날 때마다 드러나는 애플리케이션의 비밀과 반전은 한 번 재생하면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유발한다.

▲ '장르 포식자' 노재원, 유머와 액션을 오가는 압도적 존재감

극의 중심에서 신예 배우들이 10대의 공포를 대변한다면, 배우 노재원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리즈의 무게 중심을 잡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무당 '햇살'(전소니)의 남자친구이자 아이들을 위기에서 구하는 '방울' 역을 맡아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노재원은 극 중 무당인 여자친구 햇살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조력자이자 사랑꾼의 면모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햇살이 저주를 풀기 위해 주술을 시작할 때마다 능숙하게 곁을 돕고, 위험이 커질수록 단호한 말투로 진심 어린 걱정을 쏟아내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법당을 벗어날 수 없는 햇살에게 평범한 일상을 선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호러 장르에 따뜻한 인간미를 불어넣었다.

특히 학생들과 함께 있을 때 발휘되는 그의 액션과 재치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위기에 처한 세아(전소영)와 하준(현우석)을 구하기 위해 신칼을 휘두르며 거침없이 질주하는 모습은 긴박한 서스펜스를 화면 밖까지 전달한다. 여기에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하준과 티격태격하며 자아내는 케미스트리는 공포로 얼어붙은 극의 분위기를 환기하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호러 장르 안에서 액션과 유머, 그리고 로맨스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노재원의 활약은 '기리고'를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장르 포식자'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완벽한 연기 변신에 성공한 그는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개봉까지 앞두고 있어, 2026년 대세 배우로서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 전 지구적 공감대를 형성한 '소셜 공포'의 탄생

'기리고'의 성공은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를 넘어, 현대 사회의 소셜 네트워크와 기술이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뒤흔드는지를 통찰력 있게 담아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원을 이뤄준다'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저주는 익명성 뒤에 숨어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현대인의 일면을 거울처럼 비춘다.

글로벌 팬들은 이러한 '소셜 공포'의 신선함에 열광하고 있다. "지금 내 스마트폰에도 이런 앱이 깔릴까 봐 무섭다", "10대들의 심리를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다룬 호러는 처음이다"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출시 3일 만에 글로벌 차트를 점령하며 K-콘텐츠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기리고'가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은 기록을 세울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탄탄한 연출,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 그리고 노재원과 같은 베테랑의 묵직한 존재감이 어우러진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는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서 전 에피소드를 확인할 수 있다. 8부작 내내 이어지는 숨 가쁜 추격전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올봄, 시청자들의 심장을 서늘하게 적실 전망이다.

허장원 기자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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