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마셨다가 ‘낭패’” 차 안에 놔둔 생수병, 알고 보니…미세플라스틱이 ‘수두룩’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4. 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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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량 내부에 먹다 남은 생수병이 놓여 있다.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무심코 차 안에 두고 내렸는데”

비교적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이번 봄. 조금 이르지만, 에어컨을 틀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장소가 있다. 바로 ‘자동차’.

그런데 이맘때부터 차량 이용 시, 특히 주의해야 할 게 있다. 차량에 무심코 두고 마시는 ‘생수(먹는 샘물)’가 그 주인공이다.

한 차량 내부에 먹다 남은 생수병이 놓여 있다. 김광우 기자.

햇빛을 그대로 받는 차량의 경우, 바깥 기온과 비교해 최대 2배까지도 내부 온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생수는 유독 햇빛과 더위에 약한 물체. 특히 플라스틱 소재의 생수병이 고온에 반복 노출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분해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에 둔 생수를 마시는 것만으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 물론 가정에서 섭취하는 생수도 예외는 아니다.

먹는 샘물(생수). 주소현 기자

중국 쓰촨대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을 통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열과 햇빛에 노출된 차량 내부에 생수병을 넣어둘 경우, 기간에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 이하의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지역 소매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시판 페트병 생수 4개 브랜드를 구입해, 열과 햇빛을 받는 차량 내에 방치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생수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최대 10.03ppm까지 검출됐다.

한 바닷가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조각.[게티이미지뱅크]

해당 농도는 500ml 생수 한 병 안에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5mg 들어있는 셈. 언뜻 보기에는 그리 큰 숫자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10㎛ 크기의 입자로 쪼개져 있다고 가정하면 약 690만 개, 1㎛ 크기의 더 작은 입자라면 수십억 개에 이를 수 있다.

연구진은 햇빛과 열이 함께 작용하는 광열화 과정이 페트병 표면을 약하게 만들고, 이 과정에서 구형·섬유형 미세플라스틱 방출이 촉진됐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차량 내부처럼 고온과 직사광선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장기 방치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을 늘릴 수 있다는 거다.

수돗물을 유리잔에 따르고 있다. 김광우 기자.

유독 차량이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이유가 있다. 햇빛에 의한 온도 변화가 크기 때문. 미국소아과학회 학술지에 등재된 연구에 따르면 외부 기온이 22도인 비교적 선선한 날에도, 햇빛이 있을 경우 차량 내부는 1시간 뒤 약 47도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깥에 생수를 방치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이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페트병에 든 생수에는 이미 일정량의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유입된 영향.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생수 브랜드 3종을 분석한 결과, 1리터 생수병에서 평균 24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수 1만병이 트럭에 실려 있다.[헤럴드DB]

국내 생수 제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사례는 흔하다. 지난 2024년 9월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 제품 30개 중 28개(9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은 체내에 흡수되며, 심혈관계, 호흡계 질환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최선.

심지어 한 번 몸에 쌓인 미세플라스틱은 다시 배출되지도 않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초미세 플라스틱이 수유를 통해 새끼에게 전달돼, 장기는 물론 뇌 조직에 축적된다는 동물 실험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한 식당에서 제공된 종이컵과 페트 생수병.[X(구 트위터) 갈무리]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미세플라스틱은 토양이나 해양에 유입돼 오염을 일으킨다. 향후 여타 동물들은 물론, 인간이 섭취하는 재배 작물들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한편,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생수 또한 직사광선에 노출된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난 2022년 감사원은 서울 소매점 272곳을 점검해, 그중 37%에서 페트병 생수를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환경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국내 페트병 생수 3종과 수입 제품 1종을 여름철 낮 자외선 강도와 50도 정도의 조건에서 최대 한 달간 노출한 뒤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세트알데하이드와 안티몬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025년 4월 ‘먹는샘물 관리제도 개선 추진계획’을 내놓고, 미세플라스틱 등 미량 오염 물질에 대한 조사 확대, 조사방법 고도화, 기준 마련 필요성 검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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