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가 정동영 해임 건의하자... 與, 조롱하듯 사진 찍고 퇴장

김경필 기자 2026. 4. 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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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집단 퇴장... 지자체장 출마 의원들과 촬영 ‘삼매경’
국힘 “뭐가 두려워 해임 건의안 표결도 막나... 기념촬영 제정신이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 취지를 설명하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을 뒤로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발의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단상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는 것을 무시하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은 지난 24일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했다.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기존에 알려진 평북 영변과 남포 강선 외에 ‘평북 구성’을 언급해 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미국은 그동안 위성·감청·정찰기 같은 정찰 자산으로 수집한 대북 정보를 한국에 제공해왔으나, 정 장관 발언 이후로 일부 정보의 제공을 중단했다. 미국이 자국이 수집한 기밀 정보를 정 장관이 누설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북한이 파기한 9·19 남북 군사 합의를 일방 복원하겠다고 발표하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보조를 맞춰 ‘평화적 두 국가’를 주장했으며, 남북 경제 협력 재개를 추진하는 등 “일방적·굴종적 대북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이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유엔군사령부의 관할권을 임의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국가안보실이나 외교부, 국방부와의 조율 없이 북한 관련 사안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고 다닌다고 주장하면서, 이 또한 해임 건의 이유로 들었다.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발의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인 이날 본회의에 보고됐다. 다만 다음 달 1일까지 다른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 없어,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은 해임 건의안은 폐기된 것으로 본다’는 국회법 조항에 따라서 자동 폐기될 상황이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자유 발언을 청해, 국민의힘이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낸 취지를 구두로 설명했다. 김 의원이 발언을 시작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은 김 의원을 뒤로한 채 자기들끼리 기념사진을 찍었다. 6·3 지방선거에 시·도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국회의원을 사퇴하는 의원들이 주축이 돼 남기는 사진이었다.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산회를 선포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힘은 27일 본회의를 열어 해임 건의안을 보고하고 오늘 본회의에서 표결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는데, 우 의장과 민주당은 이를 묵살하고 오늘 본회의에 보고하는 ‘폐기 꼼수’를 저질렀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160석 거대 여당이 뭐가 두려워서 해임 건의안을 표결도 못 한다는 말이냐”라며 “부결시키면 될 것을, 뭐가 걱정돼서 이런 꼼수로 폐기시킨다는 말이냐”라고 했다.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다 한들, 강제력이 없어서 이재명 대통령이 해임을 거부할 수도 있는데, 도대체 표결도 못 하겠다는 꼼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발언하는데 기념 촬영을 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제정신이냐”고 했다. 이 의원은 “야당에 대한 무시 차원을 넘어,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 의원들의 품격과 자격의 문제”라며 “오늘 민주당의 태도는 자격 미달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훼손시킨 망동”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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