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쏠린 신산업 투자…광주·전남은 0%대
신산업 분야서 지역 성장 격차 심화

2025년 국내 신산업 분야 벤처투자가 5조원대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투자 자금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광주·전남 등 비수도권의 소외 현상이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와 전남은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지역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발표한 '2025년 신산업 분야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12대 신산업 분야 투자 규모는 5조2천억 원으로 전체 벤처투자의 76%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약 80% 수준을 유지하며 신산업 중심 투자 구조가 고착화되는 흐름이다.
분야별로는 인공지능(AI)이 1조3천억 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고, 콘텐츠(1조1천억 원), 헬스케어(1조1천억 원)가 뒤를 이었다. 특히 생명신약(+35.4%), 방산·우주항공(+19.2%)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미래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 흐름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신산업 투자 가운데 수도권이 4조1천억 원(79.1%)을 차지한 반면, 비수도권은 1조1천억 원(20.9%)에 그쳤다. 사실상 투자 10건 중 8건이 수도권에 몰린 셈이다.
광주와 전남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광주는 300억 원으로 전체의 0.6% 수준에 머물렀고, 전남은 65억 원으로 0.1%에 불과했다. 같은 비수도권이라도 대전(3천913억 원), 경남(1천71억 원) 등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게 벌어진 모습이다.
투자 분야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광주는 '첨단제조' 중심 투자에 머물렀고, 전남은 '친환경' 분야에 집중되면서 산업 다변화가 부족한 구조다. 반면 수도권은 콘텐츠·반도체·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가 집중되며 질적 격차까지 확대되고 있다.
투자 방식 역시 지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체 신산업 투자 중 신규투자는 12.3%에 그친 반면, 기존 기업에 대한 후속투자가 87.7%를 차지했다. 이미 투자 기반이 형성된 수도권 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재투입되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지방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역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벤처투자는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술 축적과 인재 유입, 산업 생태계 형성의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투자 격차는 곧 성장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전남은 최근 AI·에너지·친환경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투자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역이 자체적으로 기업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책 금융과 민간 투자를 결합한 구조가 필요하다"며 "지역성장펀드 확대, 대기업·VC 연계 투자 플랫폼 구축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신산업 투자 확대의 성과가 전국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수도권 중심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 광주·전남이 미래 산업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구축을 넘어 투자 생태계 자체를 끌어들이는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