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승필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 “의료분권 중요…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시스템 구축할 것”

오금아 2026. 4.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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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암 맞춤형 치료 강화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추진
범부처 지원·규제 혁신 절실

“의료분권은 환자의 편의뿐 아니라 국가 전체 의료 효율성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정승필 의학원장은 국민이 어디에 살든 비슷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의료분권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치료가 가능해지면 환자의 시간·경제적 부담이 줄어들고, 수도권 의료 과밀 문제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의료기관의 역할 강화, 지역 맞춤형 의료 인프라 확충, 그리고 장기적으로 지역 중심의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 원장은 지난 1일 제8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으로 취임했다. 정 원장은 경북대 의대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예방의학 석사·임상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을 역임했다. 임상과 기초의학을 두루 거친 ‘통합의학 전문가’답게 정 원장은 ‘전 주기 암 관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적 암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환자의 연령과 질환 상태에 따라 암에 대한 치료 접근이 달라져야 하며, 암이 천천히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고려한 맞춤형 치료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 원장은 궁극적으로 암을 당뇨·고혈압처럼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전환하고, 치료 후에도 재발·합병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지속가능한 암 관리 플랫폼’을 발전시켜 예방·조기진단·치료·재활·생존자 관리까지 모두 가능한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정 원장은 이를 통해 지역 의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종합병원과 암센터의 기능에 임상 연구가 가능한 연구센터까지 갖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의 과학기술특성화병원이다. 정 원장은 2027년부터 운영될 서울대병원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수출용연구로, 동위원소활용연구센터 등과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부산시, 기장군,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과 함께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성자치료는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최첨단 치료 기술이다. “암 치료의 ‘게임 체인저’인 양성자치료기를 중심으로 연구용 원자로와 가속기를 연계할 때, 비로소 방사선 의학의 전 주기 생태계가 완성됩니다. 양성자치료센터 재원 구조의 핵심은 정부 출연금, 진료 수익, 지자체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매칭형 재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정 원장은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가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범부처 차원의 통합 지원 체계와 규제 혁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융복합 연구에 인허가 간소화, 전용 펀드 등이 뒷받침된다면 동남권은 지역 경제와 산업을 책임지는 세계적인 방사선 의과학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원전 인근 거점기관으로서 방사선비상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 원장은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방사선 건강 상담소’를 온오프라인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이 최첨단 의료 서비스의 혜택을 체감하면서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있도록, 특화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지역 사회에 대한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정종회 기자 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