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날 리 없어”…삼전·닉스 ELS만 한달새 251개 쏟아졌다

윤지영 기자 2026. 4.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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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ELS 시장]
■국내주식형 발행 4배 급증
하락폭 55% 안 넘으면 20% 수익
‘초저녹인’ 상품 비중이 80% 넘어
주가상승 가파르고 변동성 커지자
종목 직접투자 부담에 수요 증가
“100% 손실 가능…신중히 접근을”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경. 연합뉴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권 모(63) 씨는 이달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가입했다. 이 상품은 만기 3년 구조의 ‘초저녹인’ 상품이다. 만기 때 주가가 현 주가 대비 60% 넘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최고 연 24.42%의 수익을 보장한다. 권 씨는 “중동 리스크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졌는데 단일 종목 투자는 부담스럽지만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저녹인 ELS에 가입했다”면서 “반도체 업황이 향후 몇 년간 좋다는 전망이 많은데 SK하이닉스 주가가 3년 뒤 50% 이상 떨어지지는 않지 않겠냐”고 말했다.

홍콩H지수 연계 ELS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위축됐던 ELS 시장이 기지개를 켠 배경에는 국내 주식형(종목형) ELS에 대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초저녹인’ 설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기 시 주가가 현 주가보다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은 물론 연 20% 안팎의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 장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수요를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3월 25일~4월 24일) ELS 발행 종목 수(원화 기준)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종목형)은 122개로 지수형(535개)과 해외 주식형(175개)에 이어 비중이 높다. 혼합형은 101개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1년 전 현황과 비교해볼 때 국내 주식형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은 30개에 불과해 92개나 늘어난 셈이다. 지수형은 이 기간 80개(455개→535개), 해외 주식형은 51개(124개→175개), 혼합형은 24개(77개→101개) 증가했다.

ELS 상위 10개의 기초자산 비중을 살펴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반도체 기업들이 호실적을 낸 데다 향후 몇 년간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점,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관련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가 많아졌다는 해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62% 오른 130만 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1.11% 내린 22만 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발행 종목 수는 각각 134개·117개, 발행 금액(원화 기준)은 3486억 원, 3293억 원 규모다. 기초자산 순위도 각각 5위와 6위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위는 8위와 10에 머물렀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발행 종목 수는 각각 54개, 28개로 집계됐다. 발행 금액은 613억 원, 384억 원에 그쳤다.

이에 금융투자 업계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찾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녹인 배리어가 40~45%인 상품이 많다 보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만기 때 55~60% 급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면서 “투자 자금을 예금에 넣어두기 싫은 투자자들 위주로 수요가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ELS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면서 증권사들 사이에서도 국내 주식형 ELS를 중심으로 한 상품 출시 움직임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변동성 장세일수록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쿠폰 이자율이 더 잘 나와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수형이나 해외 주식형 ELS보다 만기 시 더 높은 수익률을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기초자산에 쏠려 있는 점이 투자자의 수요를 끌어모은 것으로 판단된다. 엔비디아나 테슬라 상품의 경우 비슷한 구조(3년 만기,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의 저녹인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연 14~20%를 보장한다. 코스피200지수나 일본 닛케이225, 중국 항셍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 역시 유사한 성격이지만 연 13~20%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녹인 구조라도 100%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통상 만기가 3년으로 길기 때문에 그 사이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로 장중 코스피가 6700까지 넘어선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영국을 제치고 8위에 올라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으로 한국 상장기업들의 시총은 올해 들어 45% 이상 증가한 4조 400억달러에 달해 약 3% 증가하며 3조 9900억달러를 기록한 영국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2024년 말까지만 해도 영국 주식시장 규모는 한국의 두 배에 달했다. 7위로 바로 위 단계인 대만 시총은 4조 480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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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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