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대로는 안된다" 초유의 상황…삼성 '대수술' 나섰다

강해령/김채연/원종환 2026. 4. 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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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생산라인 재편…영업조직 경영진단도
가전·모바일 등 고강도 점검 착수
일부 저수익 라인 폐쇄·외주 전환
사진=한경DB


삼성전자가 국내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폰 판매 및 영업을 도맡는 한국총괄에 대한 고강도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또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정리하는 등 사업 재편에도 나섰다. 중국 업체 공세,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원재료비 급등 등 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말부터 한국총괄을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하고 있다. 한국총괄은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진단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진단팀장인 이상원 부사장이 맡았다.

이번 진단은 지난해 사업지원실이 주도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진단의 연장선상이다. 생산 부서를 넘어 영업 현장까지 범위를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가전사업부는 최근 식기세척기 등 일부 저수익 가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中공습·칩플레이션 겹악재…삼성, TV·가전 '대수술'
 국내 영업조직 경영진단…저수익 제품 외주 전환

2021년 17조3000억원에 달하던 삼성전자 완제품(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9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4년 만에 수익성이 10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코로나19 특수 종료와 수요 침체, 중국의 파상 공세에 이어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상승)이라는 대형 악재가 겹친 결과다.

올해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가전(DA)과 TV(VD) 사업은 올해도 실적 반등이 불투명하다. DX 부문의 마지막 버팀목이던 모바일경험(MX) 부문마저 메모리값 폭등의 직격탄을 맞아 사상 초유의 전 사업부 동반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삼성전자가 국내 영업의 ‘심장’인 한국총괄을 대상으로 고강도 경영진단에 착수한 배경이다. 이번 진단과 동시에 이뤄지는 생산설비 조정 등 사업 재편은 완제품 사업 전반의 생존을 건 체질 개선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 中 공습에 흔들리는 안방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한국총괄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과 재고 관리 등 영업 구조 전반을 점검하는 경영진단을 하고 있다. 한국총괄은 국내 가전 판매 대리점과 양판점, 온라인몰 등을 관리하며 영업 전략을 짜는 조직이다. 그만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판매촉진비와 마케팅 비용 지출이 많다. 이번 진단도 지출 비용이 큰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영업 조직에 칼을 꺼내든 건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메모리값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제고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가성비를 앞세우던 중국 가전이 최근 기술력까지 확보하며 한국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자 삼성전자는 기존 영업 방식으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 업체가 70% 넘는 점유율로 한국 시장을 점령했다.

이번 진단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차원을 넘어 영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불필요한 판매촉진비를 걷어내고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밀어내기식’ 영업 관행과 재고 관리 실태를 파악해 비용 구조를 원점에서 재설계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이번 진단이 글로벌 영업 조직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영업 전략을 재설계해 영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저수익 가전라인도 재편

사업구조 재편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가전사업부는 지난 17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경영 설명회를 열고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구조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제품별로 수익성을 재검토하고 수익성이 저조한 제품을 중심으로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비핵심 제품인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자레인지를 제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은 폐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확보한 유휴 인력과 자원을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가전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 가전 구독 서비스 및 기업 간 거래(B2B) 특화 라인업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인수한 독일 플랙트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 고성장 분야인 중앙공조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리스크로 인한 원가 상승과 중국의 공습으로 수익성 방어가 한계치에 다다랐다”며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의 빠른 전환이 삼성전자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김채연/원종환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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