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핀플루언서’ 금융사기 주의보
유명인 사칭·가짜 채널로 투자 유도
AI 실시간 감시로 불법 행위 적발 확대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중장년층을 겨냥한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들의 금융사기가 확산되면서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퇴직자금을 노린 고액 피해가 이어지며 피해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이 이날 AI 기반 실시간 감시체계를 통해 불법 핀플루언서 활동을 점검한 결과,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금융회사를 가장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최근 도입된 이 시스템은 영상과 음성, 자막을 자동 분석해 위법 가능성을 분류하고 즉각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접수된 관련 제보와 민원 17건을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 피해가 70.6%(12건)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노후 대비 자금을 한 번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다. 1인당 평균 피해액은 약 1억8천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최소 2천500만원에서 최대 3억8천만원까지 손실 규모도 컸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비중이 47.1%(8건)로 나타났다.
사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실제 유명 핀플루언서의 영상을 도용해 가짜 채널을 만들고, 프로필과 로고까지 그대로 활용해 신뢰를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존 영상 편집본을 활용해 실제 채널로 착각하게 만든 뒤, 불법 주식 리딩방 가입을 유도한다. 댓글창에서는 당사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고급 정보 제공"을 미끼로 앱 설치나 외부 사이트 접속을 유도한 뒤 흔적을 삭제하는 방식도 확인됐다.
금융회사를 사칭한 투자 프로젝트를 내세워 별도 계좌로 자금을 입금받은 뒤 잠적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는 해외 스포츠나 게임 등 기존 인기 유튜브 채널을 인수한 뒤 주식 채널로 바꿔 사기를 벌이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상 금융회사는 타인 명의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지 않으며, 단체 채팅방을 통해 투자 앱 설치를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SNS에서 경제TV나 투자연구소 등을 표방할 경우 반드시 제도권 금융회사나 등록된 투자자문업자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